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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ott Im Mar 04. 2022

스타트업 동화

돌다리, 징검다리 그리고 할머니

어느 시골의 작은 마을에는 작은 강이 흐르고 있었다. 수심은 무릎이 잠기는 정도로 얕지만 그냥 건너기는 힘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강을 건너기 위해 옷을 다 적시거나 다리가 있는 옆마을까지 걸어가고는 했다. 다리를 건설하자는 얘기가 오고 갔지만, 얼마안가 흐지부지 되기 일쑤였다.


어느날 한 건축가가 여행중에 마을의 이장에게 찾아가 적은 돈으로 자기가 다리를 지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을 청년들의 일손을 빌리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장은 잠시 고민했지만 진행해보자고 했다.


건축가는 몇 주에 걸쳐 설계를 완성했다. 그 결과물을 보러 온 마을 사람들이 모였다. 다리의 디자인은 화려했다. 이장은 그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건축가는 예상 건축기간이 16개월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마을 청년 중 한 명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언성을 높였다. 그럴바에는 자기들이 큰 돌을 구해 징검다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일이면 만들 수 있다며 말이다.


    "징검다리는 안전하지 않아요. 나중에 홍수라도 나면 쓸모가 없어집니다."

건축가가 반론을 이어갔다. 

     "이 다리는 이 마을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다리를 보러 관광객도 많이 찾아올 거에요. 이 마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겁니다!"


    "밧줄을 이용해 난간을 만들면 어린애라도 건널 수 있을겁니다. 이 마을에 비해 너무 큰 다리입니다. 이렇게까지 만들 이유가 없어요! 16개월을 또 어떻게 기다리라는 겁니까!?"


    "지금이야 조금 과한 설계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큰 차도 다닐 수 있고요. 미래를 보자고요!"


    "당장 힘든데 무슨 미래를 생각하나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 일을 너무 크게 만드시네요."


이런 논쟁은 일주일이 넘도록 계속됐다. 징검다리도 짓고 다리도 짓자는 말도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한편, 다리를 짓는다는 소문을 들은 어느 할머니는 무거운 짐을 들고 강가에 왔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옆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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