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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다

by 맨발이




바람은 차갑지만 그 속에 봄의 기운이

들어 있구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끝까지 듣지 못했던

힐링 드로잉 수업, 3월 펜 드로잉 수업에

다시 오게 됐다. 오늘이 시작이다.

3/12/수










꽃이 피지 않는 푸른 잎만 가진 식물인데

그 자체로 아름답다. 씩씩하다.

땅속에 있었다면 보이지 않는 길고 엃힌

얇은 뿌리가 일상을 지탱해 주는 모습 같아

나와 닮게 느껴졌다.


더 즐겁게 그리고 싶다.

보여주고 보이는 것을 잠깐 떠나서.

'피우고 싶은 것' 그것을 지금도 찾고 있다.

4/2/수












10대: 빨강머리 앤을 좋아했던 붉은 머리를 한 아이가 서있다.

20대: 글로 쓰고 그리면 이뤄질 거라 믿었던

여행을 좋아하던 그녀.

30대: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게 많았던,

그러나 더디고 어렵기만 했던 시간을

코앞만 보고 걸었다.

40대: 전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어

인정받기보다는 과정을 소중히 하려고

하는 여성.

50대: 십 대의 나부터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싶은데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나를 자꾸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4/9/수









내게 그림은 대화이다.

나와의 대화.

내면 깊은 감정을 마주 보기도 하고

모른 체 그 씨앗에는 물을 주지 않기도

한다. 좀 더 힘이 있을 때는 꼬옥

안아주기도 하면서.

혼자 그릴 때는 그림 그리기의 힘을

잘 못 느낀다

그냥 몰입된 세상에 빠져있는

생각 없는 내가 편안하다랄까

그러다 오늘처럼 선생님의 말씀과

그림 동무들 각자의 이야기와 그림을

보면 그리기는 예술이구나

치유의 힘이 있구나 하며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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