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주 차 탐구: 갈등 속에 드러나는 왕의 정체성 (마 12장)
예수님의 권능 있는 사역과 은혜로운 초청이 계속되자, 그를 향한 종교 지도자들의 반감과 적의 역시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해갑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마태복음 12장은 예수님과 바리새인들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매우 긴장감 넘치는 장입니다. 그러나 이 충돌과 갈등 속에서, 역설적으로 왕이신 예수님의 정체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격렬한 논쟁 속에서 예수님이 친히 밝히시는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 충돌은 ‘안식일’을 두고 벌어집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가며 이삭을 잘라먹은 것을 보고, 바리새인들은 “보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다” (마 12:2)라고 비난합니다. 그들에게 안식일은 사람을 얽매는 수많은 금지 조항의 목록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성전에서 진설병을 먹었던 예 (마 12:3-4)를 드시며, 율법의 문자보다 생명을 살리는 본질이 더 중요함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은 두 가지 선언을 통해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회복시키십니다. 첫째,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느니라” (마 12:6). 성전 제사를 위해 제사장들이 안식일에 일하는 것이 죄가 아니라면, 성전의 주인이신 예수님과 그를 따르는 제자들의 행동은 당연히 죄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마 12:7)는 호세아 말씀을 인용하시며, 율법의 핵심은 사람을 정죄하는 규칙이 아니라 ‘자비’임을 가르치십니다. 이어서 안식일에 회당에서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시며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 (마 12:12)고 선포하십니다. 최종적으로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 (마 12:8)는 선언을 통해, 자신이 율법을 폐기하는 자가 아니라 율법을 만드시고 그 의미를 온전히 해석할 수 있는 ‘주인’이심을 명확히 하십니다.
예수님에 대한 적대감은 마침내 끔찍한 비난으로 폭발합니다. 예수께서 귀신 들려 눈멀고 말 못 하는 사람을 고쳐주시자, 바리새인들은 “이가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지 않고는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느니라” (마 12:24)고 매도합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신적인 능력을 사탄의 능력으로 돌리는, 가장 악의적인 비난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시며, 자신의 능력이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마 12:28) 행하는 것임을 밝히십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성경에서 가장 무서운 경고 중 하나를 하십니다. “사람에 대한 모든 죄와 모독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모독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 …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서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 (마 12:31-32). ‘성령 모독죄’란 무엇일까요? 이는 명백한 성령의 역사를 보고도, 의도적이고 완악하게 그것을 사탄의 역사라고 매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빛을 보고도 어둠이라고 끝까지 우기는, 회개의 가능성 자체를 닫아버리는 마음의 상태이기에 용서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¹ 예수님은 “마음의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마 12:34)고 하시며, 그들의 악한 말이 완악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하십니다.
기적을 보고도 믿지 않았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뻔뻔하게도 “선생님이여 우리에게 표적 보여주시기를 원하나이다” (마 12:38)라고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악하고 음란한 세대” (마 12:39)라고 책망하시며, 그들에게는 “선지자 요나의 표적” 밖에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요나가 사흘 밤낮 물고기 뱃속에 있다가 살아난 것처럼, “인자도 밤낮 사흘 동안 땅 속에 있으리라” (마 12:40).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야말로 그가 메시아이심을 증명하는 궁극적인 표적이 될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말씀을 마치실 무렵,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핏줄로 맺어진 육신의 가족을 넘어, 새로운 영적 가족의 개념을 선포하십니다.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하시더라” (마 12:50). 왕의 나라는 혈연이 아닌, 왕의 뜻에 대한 순종으로 맺어지는 새로운 공동체입니다.
마태복음 12장은 우리에게 준엄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누구로 볼 것입니까? 안식일의 법조항에 갇혀 자비의 왕을 정죄하는 바리새인의 길을 따를 것입니까, 아니면 모든 전통과 혈연을 넘어 오직 아버지의 뜻을 행함으로 왕의 새로운 가족이 되는 길을 따를 것입니까?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 “마음의 가득한 것”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한 주, 우리의 마음을 완악함에서 지키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왕의 뜻을 행하는 참된 가족으로 살아가기를 축원합니다.
각주:
¹ D. A. 카슨, 『매튜 주석』 (성서유니온선교회, 2010). 카슨은 ‘성령 모독죄’가 단순히 우발적으로 뱉는 저주나 의심이 아니라, 예수님 안에서 명백하게 현현한 하나님의 권능과 계시를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그것을 마귀적인 것으로 돌리는, 마음이 완전히 완악해진 상태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1. 묵상과 나눔을 위한 질문
나는 안식일(주일)을 율법적인 의무감으로 지키고 있습니까, 아니면 주님 안에서 참된 쉼과 자비를 누리며 선을 행하는 날로 보내고 있습니까?
명백한 하나님의 은혜나 역사를 보고도, 나의 고정관념이나 편견 때문에 애써 부정하거나 비판했던 경험은 없습니까? 그것이 ‘성령을 모독하는’ 완악한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는 말씀에 비추어 볼 때, 나는 예수님의 참된 가족입니까? 나의 삶은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까?
2. 적용할 내용
자비로운 안식일(주일) 보내기: 이번 주일, ‘해야 할 일’의 목록 대신 ‘선을 행할 일’의 목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예배 후 지치고 소외된 이웃이나 성도를 찾아가 위로하고 섬기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마음과 말 점검하기: 하루를 마무리할 때, 오늘 내가 했던 말들을 돌아보며 그 말이 어떤 마음에서 나왔는지(감사, 불평, 비난, 격려 등) 정직하게 점검하고 회개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영적 가족 돌보기: 이번 주, 교회 공동체(목장, 셀) 안에서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나의 영적인 형제, 자매, 어머니와 같은 지체 한 사람에게 연락하여 안부를 묻고 그를 위해 기도해 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