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의 곰 Jun 22. 2022

 수박을 좋아해  

나는 수박 러버





어제 처음 수박을 사 먹었다. 7월부터 사 먹을 거라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더위에 못 이겨 덜컥 주문을 해버린 것이다. 새벽 배송으로 도착한 수박은 꽤 커 보였다. 이로써 나의 진짜 여름이 시작됐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그만 먹기가 힘든 과일이 수박이라 나는 웬만하면 남들보다 늦게 수박 커팅식을 하는 편이다. 가족 중에 나만 좋아하지만 일주일에 두 통은 거뜬히 먹어버리는 나는 그야말로 수박 러버. 가끔씩 식사를 수박으로 대신할 정도로 나의 수박 사랑은 여름에 식비가 껑충 뛰어버려도 말릴 수 없을 정도다.


내가 여름을 싫어하면서도 내심 기다리는 이유는 오직 수박이다. 수박을 깍둑 썰어 밀폐용기에 가지런히 담아 냉장고에 넣으면 그 안에서 파도가 치는 것 같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여름의 불쾌지수는 낮아지고 장마도 끄떡없는 뽀송함을 내어준다. 싫어하는 것에 마음을 뺏기기보다 좋아하는 것에 더 마음을 쏟고 설레어하는 내 성향에 한발 더 다가선 기분이랄까. 지금부터 8월 말까지, 덥지만 매일 기분 좋을 이유가 냉장고 안에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난다.


      



작가의 이전글 친구의 결혼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