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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 Jan 02. 2016

알함브라의 저주

아쉬움이 가득한 곳, 그라나다(Granada)

2013년 1월 12일

타파스로 유명한 그라나다에서 타파도 먹고, 알함브라 궁전을 둘러보기 위해서 효민이랑 진원이랑 크리스티나 차를 타고 다 함께 그라나다로 출발했다. (Granada는 스페인어로 석류라는 뜻이다. 그래서 인지 그라나다 시내 바닥엔 돌들로 석류모양이 여기저기 표현되어 있었다.)


스페인에서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모든 사람은 앞좌석, 뒷좌석 상관없이 모두 안전벨트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한다. 미착용시 100유로의 벌금이....

진원이와 나는 뒷좌석에 앉았었는데, 알함브라 궁전을 볼 거라는 들 뜬 마음에 깜빡하고 안전벨트 착용하지 않았다. 말라가를 벗어나 그라나다에 다와 갈 즈음, 두 명의 스페인 경찰이 오토바이 앞에 있었다. 갑자기 머릿 속이 하얘졌고 안전벨트를 깜빡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후다닥 안전벨트를 했다.

불행히도 유럽 차들은 우리나라 처럼 차량 창문에 썬텐 처리가 잘 되어 있지 않아 안이 훤히 잘 보인다. 그리 가깝지도 않았는데.. 경찰들은 뒷 좌석에 앉은 두 명의 동양인들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것을 보았고, 우리 차를 세우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운전자인 크리스티나에게 우리가 여행객인지 이 곳에 살고 있는건지 물어보았다. 아마 여행객이라고 했었으면 봐주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모두 당황한 나머지 그런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크리스티나는 내가 여기에 살고 있고, 거주증(니에)가 있다고 얘기를 해버렸다. 그 얘기를 듣고 썬글라스를 낀 무서운 표정의 스페인 경찰아저씨는 나에게 딱지를 떼어주셨다^^.....


친구들에게 말했다. "이 사진은 100유로 짜리야..ㅠㅠ"


그 뒤에 그라나다에 도착해서는 계속해서 멘붕상태였다. 그라나다 시내 구경도 잠깐 했는데, 하필, 환경미화원 분들이 단체 파업 중이어서 곳곳에서 쓰레기 냄새가 진동했다. 기대했던 고풍스러운 도시 그라나다는 온데간데 없고, 쓰레기 더미로 장식된 도시의 모습이 그라나다에 대한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인해 딱지를 떼이고, 도착해서는 쓰레기 냄새를 실컷 맡고.. 

그 뒤에 방문한 알함브라성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내게 그라나다는 아쉬움으로 가득한 추억이 되었다.

  

참고로, 알함브라 궁전에 들어가려면 인터넷을 통해 미리 예매를 해야한다. 성수기에는 표가 없을 수도 있으니, 미리 예매를 해놓는게 좋다. 약 15유로 정도!

http://www.ticketmaster.es/nav/es/mucho_mas/granada/alhambra_y_generalife_09oz/alhambra_general/entradas.html?canalMB=ALH&utm_campaign=ALH-weboficial&utm_source=alhambra-tickets.es&utm_medium=link&canalMB=ALH


가장 좋았던, Patio de la Acequia(빠띠오 데 라 아세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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