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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검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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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둘 Sep 16. 2016

무제 5.

당신을 다시금 잊어내는 순간들



겨울의 끝자락에 들어서자 뜨거운 여름 내내 앓았던 것이 무색하게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고, 

결국 나는 너를 잡지 못해 네 뒷 그림자를 밟고 있던 발을 떼었다. 

그렇게 그렇게 다시 모든 것을 시작하고자 맘을 먹었다. 

가로수 뒤로 가려지는 달빛을 받지 못해 서글펐던 순간도, 

홈이 패인 인도를 보지 못해 걸려 넘어져 생채기가 났던 순간도, 

떠나가는 네 뒷모습을 놓칠새라 빠르게 눈을 굴렸던 순간도. 

이제는 모두 다지나간 시간이 되었다. 


지나간 시간이라 인정할 때까지 나는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너를 잊는 일이 뭐라고, 부던히 발버둥을 쳤던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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