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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Sep 23. 2022

롤모델 퍼즐 맞추기

2022. 09. 23 스여일삶 뉴스레터 에세이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선선한 가을 날씨가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주일이었어요. 날씨가 마치 작정하고 '이게 한국의 가을이다!'를 보여주는 것 같더라고요. 이럴 때 산책도 많이 하고 하늘 사진도 많이 찍으면 좋은데 말이죠, 어떻게 날씨를 만끽하는 시간 보내셨나요? :D 


저는 출산을 앞두고 여러 가지로 정리할 게 많아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출산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습니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정보 공유를 해도 '애바애'라는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가 일찍부터 잠을 잘 잘 것인가, 모유를 잘 먹을지 분유를 잘 먹을지, 엄마가 꼭 필요한 아기일까 다른 사람의 손을 타도 괜찮은 아기일까.. 모든 게 다 낳아봐야 아는 것들이라 예측이 불가합니다. 


돌이켜보면 인생은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임신/출산/육아의 영역은 더더욱이 예측이 불가능해서 두려움이 커지는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다행인 건 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다양한 롤모델 / 레퍼런스들을 이미 많이 봤다는 것입니다.


창업과 임신을 동시에 한 케이스, 둘째 아이를 갖고 열심히 서비스를 만들고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하던 대표님, 출산 후에 틈틈이 글을 써서 복직 전 책을 출간하신 경우, 아니면 몇 달 조용히 육아에 집중하시다가 짠-! 하고 복귀하시는 대표님 등등...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롤모델을 봤으니 '나도 해보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러는 와중에 며칠 전 EO 채널에 올라온 알토스벤처스 박희은 심사역 님 인터뷰를 보게 되었어요. 


https://youtu.be/lZFjN3BhzO4


이 인터뷰의 14분 40초쯤에 바키님이 롤모델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슬픈 일이지만 내가 닮고 싶은 롤모델 50대 여성이 주변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멋진 50대로 살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며 산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내가 닮고 싶은 롤모델은 이 사람이야!'라고 찾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 수 있겠다, 사람을 더 많이 만난다고 해서 다양한 인생철학을 더 많이 듣는다고 해서 내 롤모델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나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면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완벽하지 않은 존재라는 걸 여실히 깨닫기 때문에 더더욱 '나의 롤모델 누구!'를 더 못 꼽을 수 있겠구나...


하지만 인생에 답이 없으니, 끊임없이 남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잘 될까? 저 사람은 나와 무엇이 다를까? 이런 것들을 궁금해 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누가 내 롤모델이냐'를 찾기보다는 '나의 롤모델은 어떤 요소요소를 갖춘 사람일까?' 퍼즐 맞추기 하듯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레퍼런스의 조각조각을 모아 보면 어떨까? 



우리의 일과 삶은 굉장히 많은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커리어라는 영역 안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커리어는 어떤 것인가? 그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부터 그 일을 얼마나 /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 일을 하면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그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여러 요인들이 있고요, 삶에는 말할 것도 없죠.


주변에 롤모델이 없다면, 아예 내가 생각하는 롤모델의 그림을 그려보고 그 안의 요소 하나하나를 퍼즐 조각 찾듯이 찾아가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 사람의 이런 면은 내가 생각하는 롤모델의 이 점과 잘 맞는군' 하고 채워 넣을 수도 있고요. 


그렇게 퍼즐 조각을 모으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롤모델의 그림이 그려지고, 퍼즐을 완성해나가면서 나 또한 그만큼 성숙해지지 않을까요?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기도 하네요. 



구독자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롤모델'을 찾아본 적 있으신가요? 혹은 반대로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롤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해보셨다면 함께 생각을 나눠주세요. 이 게시물에 댓글 남겨주시면 다음 주에 다른 분들께도 소개드리고 이야기를 이어 나가볼게요. 


그럼 이번 주말도 요즘 날씨처럼 기분 좋은 순간들로 가득하시길 바라고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이 에세이는 9월 23일자 스여일삶 뉴스레터에 실린 내용입니다. 뉴스레터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stib.ee/4u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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