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스피치생활 1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 의도가 담겨있다.
스쳐 지나는 손길이 매섭기만 하다.
같은 말도 이젠 다정하지 않다.
좋아하던 사람이 그렇게 갑자기 싫어졌다.
그렇게 그는
나의 적이 되었다.]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죠?
처음엔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래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엔 근데 왜 내 옆엔 저런 사람들 투성이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내가 뭘 잘못했지? 내 성격이 지랄 같은가 보다 하고 나를 탓합니다.
그렇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다 틀린 말이에요.
오히려 반대거든요.
적이 많아서 자존감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자존감이 낮아져서 적이 많아진 것이니까요.
자존감이 낮아지면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자신이 없으니 자존심이 상합니다.
그때 자존심을 건드리지요.
잘난 그가...
그때부터는 칭찬을 해줘도 질투로 들립니다.
맛있는 밥을 사줘도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내 뒷담화를 한다고 여깁니다.
잘난 그가 밉습니다.
그렇게 그는
당신의 적이 됩니다.
자존감이 떨어진 나로 인해 세상에 적이 가득 생겨버린 것입니다.
내 자존감만 회복하면 적들은 사라질 텐데...
그 자존감, 그게 대체 뭔지...
이 잔인한 4월엔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았다는
시인 엘리엇이 되고 맙니다.
적이 많으세요?
자존감이 떨어졌다는 증거예요.
죽은 마음에 벚꽃을 피울 시간이 임박했다는 증거예요.
우수수 떨어져도
그마저 아름다운 꽃비가 되는
벚꽃을 피워야 합니다.
삶에서 중요한 건 결코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돌부리라도 잡고 일어서는 거예요.
스스로를 일으키는 내가 되어
자존감 근처라도 찾아가 봐야 하는 거예요.
안 열리면 까짓것
아까 주운 돌부리로 확 던져버리자고요.
자존감이라는 문을 막고 서 있는 적에게...
적은 늘 내 안에 있습니다.
적이 많아 아프죠?
내가 밉고요?
사실 내가 나를 먼저 미워했던 거예요.
그래서 다 미워 보였던 거예요.
나부터 예뻐해 주세요.
나부터 토닥여주세요.
나에게 멋진 선물을 주고
나에게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고
나에게 잘했다 애썼다 칭찬해주세요
그렇게 나라는 꽃을 피워내 보세요.
내속에 내가 무척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브런치 작가: 너라는 꽃이 피는 계절
슬기로운 스피치 생활-자존감이 낮아지면 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