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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72일] 식집사 어게인

루꼴라, 민트, 바질 키우기


봄이 되었으니

다시 식집사에 도전합니다.     


매력적인 라넌큘러스, 진심의 수국, 수줍은 고백 오렌지장미
아침에 눈뜨면 문 열고 초록이들과 행복한 눈맞춤... 흙을 확인하고 물주기가 모닝루틴에 추가됐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베란다에

민트와 바질을 키웠는데

햇빛이 좋아 잘 자랐습니다.

잘 키워 잘 먹었습니다.


샐러드도 차도 아주 좋았죠.     


바질은 가을에 먼저 보내줬고

민트는 겨울까지 잘 지내는 듯하다가

결국 또 보내줬습니다.     


총선 투표를 마치고

엄마랑 양재동 꽃시장에 데이트

올해는 바질과 루꼴라를 네 개씩

애플민트 두 개와 페퍼민트 두 개를 샀습니다.     


꽃은 역시 장미죠.

작년에는 장미를 사다 꽃을 세 번 보고

겨울에 집안에 들여서도 꽃 한 송이를 보고는

봄까지 못 버티고 보내줬습니다.

꽃을 보내는 게 못내 아쉬웠습니다,


엄마네는 작년에 나랑 같이 산 장미가

3월에도 꽃을 피웠더라고요.    

 

“엄마는 잘 키우는데 나는 왜 자꾸 죽일까?”     

“나도 죽일 때 있어. 자꾸 죽여봐야 또 키우는 거야.”     


엄마의 말을 믿고 다시 도전.

장미와 수국을 사고

라넌큘러스를 샀습니다.     


엄마찬스로 모종은 하나당 3천 원

꽃은 3천 원, 5천 원, 8천 원     

나는 다시 초록이들을 집에 들여 기분이 좋고

엄마는 무거운 흙과 비료를 샀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작년에는 아줌마가 심어주셨는데

올해는 모종만 사 와서

화분에 옮겨 심다가

간격 실패해서 다시 심느라

두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종일 엄마네 있다가 저녁에 와서 심었는데

장미가 꺾였고

루꼴라는 시들했습니다.     


흙에 퇴비를 섞다가

거실은 온통 흙 천지라

청소까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눈뜨면

초록이들과 눈 마주치고

루꼴라는 하루 만에 싱싱하게

살아났고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식집사의 길은 어렵지만

그래도 또 바질과 치즈와 토마토 샐러드를 먹으니

입안에 풍미가 가득해

이 맛에 또 도전합니다.     


이제 아침이면 애들이랑 눈맞춤하고

흙을 확인하고 물 주고

모닝루틴을 시작합니다.     


* 주홍색 장미의 꽃말은 첫사랑, 수줍음, 고백

분홍색 장미는 행복한 사랑, 맹세

파란 수국은 진심, 변덕

라넌큘러스 꽃말은 매력인데

노랑은 친절한 배려

주홍은 비밀, 긍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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