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꼴라, 민트, 바질 키우기
봄이 되었으니
다시 식집사에 도전합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베란다에
민트와 바질을 키웠는데
햇빛이 좋아 잘 자랐습니다.
잘 키워 잘 먹었습니다.
샐러드도 차도 아주 좋았죠.
바질은 가을에 먼저 보내줬고
민트는 겨울까지 잘 지내는 듯하다가
결국 또 보내줬습니다.
총선 투표를 마치고
엄마랑 양재동 꽃시장에 데이트
올해는 바질과 루꼴라를 네 개씩
애플민트 두 개와 페퍼민트 두 개를 샀습니다.
꽃은 역시 장미죠.
작년에는 장미를 사다 꽃을 세 번 보고
겨울에 집안에 들여서도 꽃 한 송이를 보고는
봄까지 못 버티고 보내줬습니다.
꽃을 보내는 게 못내 아쉬웠습니다,
엄마네는 작년에 나랑 같이 산 장미가
3월에도 꽃을 피웠더라고요.
“엄마는 잘 키우는데 나는 왜 자꾸 죽일까?”
“나도 죽일 때 있어. 자꾸 죽여봐야 또 키우는 거야.”
엄마의 말을 믿고 다시 도전.
장미와 수국을 사고
라넌큘러스를 샀습니다.
엄마찬스로 모종은 하나당 3천 원
꽃은 3천 원, 5천 원, 8천 원
나는 다시 초록이들을 집에 들여 기분이 좋고
엄마는 무거운 흙과 비료를 샀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작년에는 아줌마가 심어주셨는데
올해는 모종만 사 와서
화분에 옮겨 심다가
간격 실패해서 다시 심느라
두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종일 엄마네 있다가 저녁에 와서 심었는데
장미가 꺾였고
루꼴라는 시들했습니다.
흙에 퇴비를 섞다가
거실은 온통 흙 천지라
청소까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눈뜨면
초록이들과 눈 마주치고
루꼴라는 하루 만에 싱싱하게
살아났고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식집사의 길은 어렵지만
그래도 또 바질과 치즈와 토마토 샐러드를 먹으니
입안에 풍미가 가득해
이 맛에 또 도전합니다.
이제 아침이면 애들이랑 눈맞춤하고
흙을 확인하고 물 주고
모닝루틴을 시작합니다.
* 주홍색 장미의 꽃말은 첫사랑, 수줍음, 고백
분홍색 장미는 행복한 사랑, 맹세
파란 수국은 진심, 변덕
라넌큘러스 꽃말은 매력인데
노랑은 친절한 배려
주홍은 비밀, 긍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