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사랑의 시간
무언가 사랑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내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중
사랑하는 그를 위하여
그것을 위하여
얼마나 시간을 내어주는가...
4월부터 키우기 시작한
바질과 민트, 루꼴라...
며칠 들여다보지 않았더니
루꼴라 꽃이 피었습니다.
예쁘지만 댕강 잘랐습니다.
바질과 민트는 그럭저럭
잘 키워 잘 먹고 있는데
루꼴라는 시원치 않더니
결국 꽃을 피웠습니다.
작년에 바질꽃을 보고
반갑고 예뻐 올렸더니
베란다 채소는
꽃이 피면 끝이라더군요.
이제 자기 할 일 다 하고
꽃을 피워 수정하고
씨앗을 만드는 일로
다음 생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루꼴라 꽃을 보며
아 이쁘다 하기보다
바로 댕강 잘라버리며
아쉬웠습니다.
그래 잘 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비도 오고 해서 물도 안 주고
들여다보지도 않았으니
꽃봉오리 맺히고 피는 것도 몰랐지.
사랑하는 것은
언제나 관심을 갖고
내 시간을 나누는 것이라고
<어린 왕자>의 사막여우가 말했잖아요.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그러니, 아침에 눈을 뜨고
책상 앞에 앉기 전
108배를 하며 마음을 고요히 하는 시간은
내가 나를 안아주는
내가 나를 사랑해 주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