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형 블록체인에 대한 시간 투자가 낭비인 이유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개방형 구조가 아닌 폐쇄형 블록체인으로 혁신을 이야기하는 사업자는 사기꾼 아니면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학문적인 연구나 호기심, 토이 프로젝트나 실험성의 목적이 아니라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기반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넌센스입니다. 이런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건 낭비이므로 다른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자신의 자원을 투자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아시다시피 유수의 기업들이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만 해도 카카오의 클레이튼, (지금은 중단되어 해산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IBM이 주도하는 하이퍼렛져 재단의 패브릭 (Fabric) 등이 기억납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무수한 기업과 단체, 컨소시엄 등이 프라이빗 블록체인, 즉 폐쇄형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활용한? 기반한?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비록 저의 의지와 무관했다고 해도, 제가 속한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폐쇄형 블록체인 기술 도입은 사업 관점에서는 무의미합니다. 이것은 대규모 기업 집단이 추진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주도형 사업은 지속 가능할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야 할 당위성, 필요성, 그리고 효과가 무의미합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효과적인 서비스나 기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PoC나 파일럿을 통해 기술 검증을 한 것 이외에 유의미하게 사용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는 기존 IT 시스템 기반 서비스와 고객에게 미치는 서비스 측면에서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은 고객이 느낄 수 있는 앞단인 front-end 차원에서의 혁신이 아닌 뒷단, 즉 IT시스템 back-end의 운영방식을 수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단정적인 표현으로 잘라 말하면, 블록체인으로는 사용자를 위해서 어떠한 기능적 최적화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이 부가적으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분야는 보안이나 인증 등 back-end 측면에서의 프로세스 간소화를 고려해볼 수 있지만 이것이 사업의 성공이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적인 변수는 아닙니다.
따라서 스타트업 같은 특성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다면 블록체인을 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업상 이점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블록체인은 사용자 확보를 위한 기능보다는 운영 방식 개선에 기여를 기대할 수 있고, 그 영역은 인증, 보안, 프로세스 간소화 같은 제한된 영역으로 좁혀질 것입니다.
애초에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고안된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은 중앙화 된 기관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활용하기 위해 도구로서 채택된 것입니다. 여기서 블록체인은 도구로서의 “수단"에 불가한 것이지 그 자체가 상황과 맥락에 관계없이 혁신의 디딤돌로 쓰이는 만능열쇠 같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중앙화 된 단일기관, 혹은 몇몇의 참여자만이 사용 가능한 폐쇄형 네트워크 시스템에 블록체인이라는 분산 원장을 도입한다고 해서 그것이 혁신이 된다거나 수익이나 비용의 측면에서 어떠한 가치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개방형 대체 금융 생태계를 만드는 암호화폐를 제외하고 블록체인 ‘기술’만 골라서 취하겠다는 것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서 ‘위'만 사용하겠다고 생각하는 어리석고 단순한 발상입니다.
많은 기업들과 사업가들이 수단과 목적을 착각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이라는 신뢰가 필요 없는 (trustless) 대안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블록체인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자신이 주도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존재가 필요 없는 진정한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원했다. 그리고 그 원칙에 따라 그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익명성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후에 등장한 수많은, 이른바 ‘알트코인(altcoin)’들은 재단이나, 개인, 주식회사에 의해 주도(driven)되는 ‘사업'일 뿐입니다. 모두 다 중앙화 돼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탈중앙화'가 이뤄진 플랫폼은 아무것도 없다고 감히 말할 수도 있겠네요.
네이버 블로그(동일 내용): https://blog.naver.com/dpszeagal33/222715586374
브런치 글(동일 내용): https://brunch.co.kr/@brunch37uq/16
구글 닥스(동일 내용): https://docs.google.com/document/d/e/2PACX-1vRYAQBqeEH7JkOKhgwk_IjCnqi0BqEZo_xvSPhpctfyJ6YRvdtTmGkX3PXFs78QEZHLH5uqV8rNZ9Ri/pub
영감 받은 참고 글: https://medium.com/curg/그냥-다-마음에-안들어-6c4804e2c055
그림 참고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