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여행
예전보다 책 읽는 사람의 수가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일본 지하철을 타면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의 도쿄 지하철은 점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젊은 사람들로 가득한 추세인듯싶다.
스무 살에 처음 여행했을 때엔 정말 책 읽는 사람들만 있어서 왠지 나도 책을 읽어야 할 것만 같았는데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은 책 표지를 꼭 가리고 책을 읽는다.
이상한 책 커버 같은 것을 꼭 입혀서 다니는 게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쌀자루같이 생기기도 했고 커피 자루로 재활용 한 책 커버도 많이 보였다.
소박한 그들의 정서가 참 좋다.
남에게 책 표지를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는데
서로에게 대체 얼마나 조심스러운 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가끔 티브이를 보면 이런 성향의 일본인들이
상상도 못할 짓들을 하던데.. 보면 참 신기하다.
얌전한 사람들 다 어디 갔나 싶다.
오늘은 진보초(神保町)에 있는 헌책방 골목에 가기로 했다.
가다가 배가 고파 그만, 동네에 나무로 예쁘게 장식된 식당으로 돌진했다.
무엇을 팔고 있을지는 모르는 일.
회사원들이 많이 찾아가는 가게 같았다.
들어가 보니 메인메뉴가 스파게티, 카레, 계란 볶음밥이다.
다른 일본 식당과는 다르게
양이 매우 푸짐했다.
한국에서도 많이 먹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내가
다 먹기 힘든 만큼의 양이 나왔다.
그래도 꾸역꾸역 다 챙겨 먹고,
여자친구의 계란 볶음밥까지 싹싹 비워냈다.
일본에서는 음식과 함께 꼭 양배추나 야채샐러드가 나오는데
이제는 내 입맛이 제법 서구화되어서 잘 맞았다.
예전엔 김치를 찾곤 했었는데 말이지.
책방을 나와 좁은 골목길을 벗어나니
곧바로 중고 서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책들은 크기가 작은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한국 책들은 보통 두껍고 화려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물론 그런 점들이 좋은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용에 비해 가끔 터무니없이 비싼 책들을 볼 때마다 열받을 뿐.
뭔가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의 보수 헌책방 거리랑 느낌이 조금 비슷한 곳이다.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쯤은 건질 수 있기를 바라며 계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기억에 남는 서점으로는 TV 드라마와 영화에 많이 나왔다는 야구치 서점과 보헤미안 길드라는 서점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진집도 꽤 많이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강용석 작가의 사진집.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중고책
나도 얼마 전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중고책을 팔러 갔다가
40권에 13만 원을 겨우 받고는 다시 책 2권을 사는데 4만 5천 원을 썼다.
허무했지만,
자기 계발서나 이제는 읽지 못하는 책 들이라고 생각하고 다 팔아버렸다.
어딘가 기증하거나 나누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아직은 그럴만한 공간이나 장소를 알지 못하는 게 아쉽다.
진보초 神保町 헌책방 골목 ⓒ이작가
위에 남자는 아마 가장 현명하게 책을 이용한 남자가 아닐까. ㅋㅋ
조만간 알라딘과 예스24에서 오프라인 서점을 대거 연다고 하는 기사를 봤는데
일본의 츠타야같은 지상층에 생기는 서점이 있기를 바란다.
교보가 아주 멋지게 아예 지상으로 올라오면 좋겠구먼!
#책 읽는 습관의 힘
요즘 책에 참 많은 관심이 생기면서
하루에 아주 잠시라도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한가지 쉽게 느낄 수 있는 장점은
스마트폰을 볼 때와는 다르게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안정된다는 점이다.
하루하루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소망해본다.
만화책도 추천받고 싶다.
동네 책 대여점이 사라진 이후 만화책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냐..
돌아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