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옷 더러워질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모네 인사이드 전 마지막날
부랴부랴 친구네와 함께 전시를 보러 다녀왔다.
모네의 작품을 사방에서 느낄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평소 모네의 작품은 유명한 작품들만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모네의 다른 작품들을 보니 머리가 아득해질 정도로 예쁜 작품들이 너무 많았다.
바닥과 벽에 한껏 흩뿌려진 모네의 색깔들은
우리를 폭 빠져들게 만들었다.
공간이 방처럼 되어있어
한자리에 앉아 영상과 그림을 시청하고
소리로 듣는 형태여서
아직 6살인 탱글이에게는
가만히 앉아있는 일이 어려웠는지.
그는 드러눕고 말았다. 그것도 큰 대(大) 자로!!!
분명 입장하면서 조용히 감상해야 한다고 했고,
앉아서 봐야 한다고 했고.
탱글이에겐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을 터라
데려가면서부터 마음의 준비를 좀 했어야 했는데.
역시나! 그에겐 10분 이상 쉽지 않았다.
마이쭈와 사탕도 소용없었다.
처음은 내 무릎에 앉아서 얌전히 관람하는가
싶더니, 그 전시장 안에서 최연소였던 그는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 떠다니는 물고기를 애기고양이처럼
기어 다니며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속삭이는 소리마저도 아직은 음조절이 안되다 보니 조용한 순간에 꼭 속삭이고 해서 난감했는데,
주변 관람객들한테 너무 민망한 나머지
탱글이를 말리기 바빴다.
그다음으론 기어 다니기.
그날 같이 전시를 본 분들이 탱글이가
어수선하게 다니는 탓에
관람에 방해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되돌아보니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붙잡아도 잠시. 또 도망치고.
나까지 움직였다가는 크게 방해가 될 것 같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혹여 함께 관람하신 분들이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뒤늦게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ㅠㅠ)
그렇게 관람시간이 끝나고 나면 촬영도 가능하고
움직이는 영상들을 돌아다니며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그때 아이들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온전히 전시를 즐긴 누나들도 탱글이도
흐르는 연못과 노을 지는 하늘,
초록초록 예쁜 들판들을
그 시간만큼은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꽃밭에서 누워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으악!!!!!!" 했을 일인데,
왠지 참아주고 싶었다.
언제 저렇게 모네그림 속에서 누워볼 수 있을까?
그마저도 아직은 어린아이들이니 가능하지.
나는 못해볼 그런, 어딘가 말리고 싶지만 멋진 경험.
잠깐이지만 온몸으로 그 그림, 빛, 색깔을 즐겼기를!
설명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은 모네가 존경스러웠던 하루.
모네를 너무 따라 그리고 싶어 져서
모작을 해봤는데. 볼수록 그릴수록
그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신비하고 예쁜 색깔이다.
모네…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