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서울 홈리스의 푸념
주식과 부동산 혹은 다른 재테크가 많은 직장인들의 최대 화두라니 조금은 서글픈 이야기다. 돈을 벌고 있음에도 돈을 걱정해야 한다는 아이러니. 벌어도 벌어도 돈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씀씀이가 큰 걸까. 욜로 하다가 골로 갈 것 같은 내 미래가 뻔히 보임에도, 가성비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능력 없이 돈 쓰는 것만 매우 좋아한다는 소리. ) 맥시멀 리스트이나 물욕이 많은 것 같지는 않은데, 의외로 물건은 쓸데없이 많아서 돈이 전혀 없는 가난뱅이이지만, 그냥 아껴서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 무엇을 빌려서 해결하는 게 싫고, 관심사가 많아서 물건이 많을 뿐이라고 내로남불의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뿐이기는 하다. )
제품에 대한 가장 자본주의적으로 훌륭한 칭찬은 가성비가 쩐다는 것인데, 들을 때마다 속이 부글부글하는 게 짜증이 난다.
가격 대비 성능
내가 지불할 수 있는 돈에서 최고의 성능이라는 건, 재화는 한정이 되어 있고, 그 한정된 재화를 굴리는 그저 그런 소시민들이 당연히 추구해야 할 경제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매우 합리적인 말이 틀림없음에도, 성능을 우선 추구하지 말고 대충 살아갈라는 말 같아서 슬프기도 하다. 물론 그의 반대편에 서 있는 가심비라는 말도 있으며, 가심비 추구의 소비 ( 명품족 카푸어 하우스 푸어 등등 ) 도 어두운 면이 없는 건 아니다.
다시 직장인의 화두인 주식과 부동산으로 돌아와서 본다면, 대한민국의 이 미친 집 값들은 성능이 추구가 된 걸까? 갖고 마음이 추구가 된 걸까? ( 그냥 누군가에게 내 집값을 후려쳐서 나만 잘 살 자로 보인다는 게 문제지만. ) 너무나도 희소한 좋은 집들에 충분한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없다면 집의 성능은 포기를 해야 하는 것일까? 최고의 성능에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 서로서로 다르다는 게 당연한 시장 논리이지만 ( 경매도 아닌데!!! ), 부동산도 주식도 대한민국의 그것들은 이도 자도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뭘 추구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