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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남자, 파리스

『처음 시작하는 그리스신화(1)』

혹시 너 ‘파리스’라고 알아? 그럼 ‘트로이 전쟁’은? 에릭 바나랑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트로이>가 바로 그 ‘트로이 전쟁’을 바탕으로 한 영화야.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라는 것도 나오지. 

어쨌든 ‘파리스’가 누구냐면, 스파르타의 헬레네 왕비와 눈이 맞아서 버젓이 남편 있는 유부녀를 자신의 나라 트로이로 데려온 정신 나간 왕자야. 그 일을 계기로 트로이 전쟁이 발발한 거야. 

영화 <트로이>의 파리스와 헬레네

파리스는 원래 트로이 왕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어. 그런데 파리스의 엄마가 이상한 꿈을 꾸게 돼. 막내아들 파리스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꿈 말이야. 너무 불길해서 결국 애를 갖다 버렸어. 뭐, 죽으라는 거지. 그런데 아기를 갖다 버리라는 명령을 받은 병사가 파리스를 죽이지 않고 한 목동의 손에 길러지게 전해주었어.     

자신이 원래 누구인지 모르고 자란 목동 파리스가 여느 때처럼 소를 치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나타나서는 자기들 중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신에게 황금사과를 건네주라고 하는 거야. 정말 뜬금없고 황당했겠지?


먼저, ‘헤라’는 자신에게 황금사과를 주면 유럽과 아시아를 다스리는 왕이 되게 해주겠다고 말해.

다음으로, ‘아테나’는 어떤 전쟁에서든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지혜와 전술을 알려주겠다고 말하지.

그런데 생각을 해봐. 파리스는 목동일 뿐이잖아? 왕의 자리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지혜와 전술이 무슨 대수겠어? 그런데 이때 ‘아프로디테’가 한창 혈기왕성한 파리스가 정말 혹할 만한 제안을 해. 그 시절 절세미녀로 이름난 최고의 미녀를 파리스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이야.     


결국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넸어. 이 사건을 일컬어 ‘파리스의 심판’ 이라고 하는데, 여러 유명 화가들이 이 이야기를 그림으로 남겼지.

아무튼 이번 일로 아프로디테는 파리스의 뒤를 봐주게 돼. 파리스가 원래 자신의 자리인 ‘트로이의 왕자’로 돌아가기까지 아프로디테의 든든한 후원이 한몫을 했지. 


그 와중에, 파리스에게 황금사과를 받지 못한 헤라와 아테나는 기분이 어땠겠어? 완전… 쉣이지. 제각각 자신이 최고 여신이라고 자부했었는데 그야말로 자존심에 엄청난 스크래치가 생긴 거야. 헤라와 아테나는 파리스에게 당한 수모를 갚겠다고 다짐을 했어. 그렇게 파리스는 올림포스의 여신 헤라와 아테나에게 완전 미운 털이 박힌 거야. 당연히 파리스 자신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지.     

헤라와 아테나

이후 파리스는 여러 일들을 거치면서 결국 트로이의 왕자로 돌아가고, 아프로디테의 약속대로 절세미녀 헬레네를 만나기 위해 온갖 금은보석을 배에 싣고 스파르타로 넘어가지. 

그렇게 파리스와 헬레네가 딱 만났는데, 정말 아프로디테의 약속이 실현되고 말아. 그야말로 둘이 한눈에 서로 반했고, 파리스는 헬레네가 스파르타 왕의 부인이란 사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납치하듯 트로이로 데려왔지.

스파르타를 떠나는 헬레네와 파리스

그러니 스파르타 왕이 얼마나 열 받겠냐. 그래서 자기 형에게 찾아가서 하소연을 하지. 그 형의 이름이 ‘아가멤논’인데, ‘미케네’라는 나라의 왕으로 당시 그리스에서 가장 강력한 왕이었어. 자기 동생이 와이프를 빼앗겼다는 데 빡친 아가멤논이 그리스 연합군을 조직해서 결국 트로이로 쳐들어갔고, 그렇게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트로이 전쟁’이 시작됐어.

영화 <트로이>의 한 장면

아무튼, 생각 없는 파리스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전쟁이 일어나서 결국 트로이라는 나라가 망했어. 정말 민폐 캐릭터가 따로 없지? 


그런데 그거 알아? 사실은 이 ‘트로이 전쟁’의 근본적인 이유가 파리스라는 인물이 아니라는 거야. 사실은 이 전쟁을 계획한 신이 있었어. 바로 그 유명한 ‘제우스’야.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당신의 인간 종족인 ‘영웅 종족’들 때문에 정말 못살겠다고 ‘제우스’에게 매일같이 하소연을 했대. 자기 등골이 휘든 말든 인간들이 대지 위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치고 박고 싸움질만 하니까 너무 힘이 들었던 거야. 

우라노스와 가이아(가이아의 다른 이름 텔루스)

그래서 결국 ‘제우스’가 ‘영웅 종족’들을 멸망시키기로 결정한 거지. ‘트로이 전쟁’을 일으켜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들어서 ‘영웅 종족’을 끝내버리고 새 종족을 탄생시키려는 빅 픽처를 그렸던 거야.

그리스신화에서도 대홍수로 인간을 멸망시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파리스’는, 말하자면 트로이 전쟁을 일으키는 핵심 키맨으로서 이용당한 거지. 여신들이 그에게 접근해서 황금사과를 누구에게 건넬지 물었던 것도 그 숨은 계략 중 하나였던 거야. 파리스가 여신들의 자존심을 상처 입게 했으니, 그 전쟁에 결국 신들도 개입하게 만들어 전쟁의 판을 키울 수 있었지.     


아무튼 사랑도 좋지만 파리스 같은 사랑은 좀 아닌것 같아.  

다음번엔 파리스와 눈이 맞아서 남편 버리고 집 나간 헬레네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를 해줄게. 



안녕, 난 책비의 남자야.  
오늘 들려준 이야기는 아래 책을 읽고 정리했어. 
앞으로 4개 더 들려줄게~ ^^


<처음 시작하는 그리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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