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수요일> Chapter 10. 현실적 낭만주의자, 변호사 J
직업인으로서 지인들을 알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짤막한 에세이를 부탁했다.
직접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옮겨 담으면 더 재미있겠지만,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즈음의 사정상 카카오톡 대화로 대체했다. 그들은 직업인이지만, 동시에 그들이 그 직업을 대표할 수는 없다. 각 개인의 소소한 이야기와 감상을 담고 싶어 욕심을 조금 냈고, 만에 하나 돌을 던질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나의 몫이다. 에세이의 주인공은, 읽는 이의 감상을 위해 공개하지 않을 예정.
자아실현? 회사 밖에서.
딱 잘라 말하자면, 변호사가 되었지만 당위에 맞는 일만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자아실현'을 '내가 스스로 행복한 순간을 만드는 것'으로 정의하기로 했다.
'일하기 싫어'를 극복하게 하는 힘.
워라밸이 탄탄한 덕분에 나는 일 외에 이런저런 일상을 많이 누린다.
나는 나의 직업이 곧 나인 삶을 살고 싶지 않고,
일의 고됨이 월급을 위해 견디는 정도를 넘어서, 나에게 중요한 부분들을 갉아먹지 않기를 바란다.
똥을 싸도 박수갈채를 받는 것.
변호사는 흔히 '법률전문가'라고들 한다.
그런데 나는 언제쯤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가진 것을 부풀리는 것보다는
부족한 것을 인정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일을 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