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연 Apr 06. 2016

중국어를 공부 한다면

제 중국어 공부 시작에 대한 이야기

저는 13세에 부모님을 따라 중국 길림성의

한 로컬 외국어 중학교 영어반에 입학합니다.


전교생을 다 합해서 외국인은 단 두명이였어요.

저와 제 두살 위 오빠죠.


중국어도 못하는 저와 오빠가

로컬 학교에 중국인들과 같이 공부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시기적으로 운이

작용 한 것일뿐.

다른 것은 없었어요.


저와 오빠는

개인 과외로 중국어를 보충 할 수 있었죠.

(중국 도착 바로 다음날 시작했답니다!!!!!!!)

생각보다 내성적이였던 어린 저는 과외 선생님이

유일한 외국어 대화 상대였어요.


제 첫 과외 선생님은

아나운서 (라디오로)지망생사범 대 여학생이셨죠.

그녀가 저희 남매에게 시킨 것은 아래 몇 가지예요.


-불끄고 병음 받아적기(입모양이 안보임)

-교과서 본문 외우기(점점 길어진 본문이 4-5장)

-만년필로 한자쓰기(엄청힘들었어요)

-단어시험치기(약200개정도/day)


선생님은 굉장히 저희를 잘 다루셨어요.

남매끼리 유치한 경쟁을 시키거나(저의경우)

그리고 벌은 사전으로 맞거나(오빠의경우)

혹은 엄마한테 이르기로(오빠의경우ㅋ)

저희를 엄벌히 다스렸습니다.


그러던 중 저에게 라디오를 많이 듣게 했는데

전 그게 참 기억에 남더라구요.

다양한 목소리와

다양한 주제로 제 귀를 매료시켰죠.

당시 성격이 내성적이라 대화로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 했는데

라디오는 정말 신의 한수 였어요.

(그러나 라디오 받아적기는 정말 괴로웠어요. )


그렇게 2개월 정도 후

여느 수업 종례시간에 들어오신 담임 선생님.

그런데!

제 귀에 갑자기 쭈오예!  “作业" 단어가 들렸어요.

2개월 동안 얼마나 여러번 이 단어를 들었을까요

*作业 zuòyè 숙제


저는 그 날.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친구들이 하는 모든 말과

선생님이 하시는 모든 말씀이

갑자기 자동으로 이해되고

그 말을 듣고 답을 하기 시작 하더라구요.


반복 적인 청취가

제게 문을 열어 준거죠.


이렇게 해 봅시다.

외국말은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선 많은 입력을 해주세요

그렇게 쌓여진 언어적 정보가 바로
여러분의 말하기 실력이 될거예요.


원래 내성적이고 조용한 사람이 회화 수업이나

어학원을 다닌다고 어학을 배울 수 있을까요?


저는 어학을 좋아하는 많은 학생들이

의외로 외국어나 읽기를 물론 좋아 하지만

막상 남들과 말하거나 앞장 서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학의 목적이 반드시

다른 사람과 활발한 수다라고 생각 하지 않습니다.

좋은 문장으로 시작해서

그 나라의 소설이나 산문 혹은 시를 접하고

영화나 라디오 혹은 좋은 영상을 보는 것으로

어학 학습의 목적일 수도 있는 것이죠.


외국어는 수학과 다릅니다.

생각의 각도를 바꿔주고

사고의 틀을 넓게 만들어 줍니다.


계산기가 나와도 수학을 배우죠.

번역기가 나와도 어학을 배우는 것은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심희연쌤입니다. 시장을 노리는 강의가 아닌 중국을 이해하고 문화를 알게 하는 강의를 하는 도움이 되는 "라오스" (선생님) 이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씨트립의 새로운 여성 CEO - 孙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