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느낀 것들 시리즈 1
창업, 조직생활, 리더, 팔로워, 온갖 모임들을 해보니 여러 가지를 느낀 것들이 많다.
살면서 느낀 것들은 쉽게 잊기 마련이다.
저번 주에 읽은 책 내용도 잊어버리는 마당에 중요한 교훈도 쉽게 잊혀질 것이다.
기록을 위해서 남겨둔다.
살다 보니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논리보다 친밀감과 감정이 더 중요했다.
사업관계와 같이 이해득실이 명확한 것이 아니라면 보통은 "그냥 저 사람이 좋으니까/싫으니까"를 논리로 포장하여 동의/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키 크고 잘생긴 동료가 있었다. 언젠가 한 번은 소개를 해주었는데, 여성분 번호를 받아가서는 일주일 넘게 연락을 안 했다. 나중에 중간 소개자를 통해 여성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혹시 연락한 게 맞냐고 나한테 연락이 왔다. 나는 그 동료에게 물었고, 그 동료는 연락하는 것을 잊었다고 한다.
다음부터 그에게 만남을 주선해 줄까? 당연히 그럴 리 없다. 이것은 마지막이다.
신뢰라는 것은 굉장히 쉽게 깨진다. 문제는 그렇게 신뢰를 유지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없다는 것이다.
왜 큰돈을 사기꾼에게 당하는지 아는가? 그는 앞에서 무한에 가까운 신뢰를 구축해 놓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엄청나게 큰돈을 마지막에 사기 치기 때문이다.
사기치자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신뢰자본은 쌓기가 어렵고, 쌓아둔 사람도 없다.
평생 사기 칠 생각이 없이 선하게 살고 싶다면, 신뢰자본을 쌓아두는 것은 굉장한 큰 무기다.
작년에 뇌 수술을 한 동료가 있었다. 들어보니 썩은 치아를 방치해 뒀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이 원인 중에 하나일 수도 있다는 말을 의사가 했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은 어렸을 때 수저를 자주 삶았다. 수건도 마찬가지고, 귀찮지만 환기를 자주 시키고 이불도 자주 빨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안 좋은 병이 가족력인 경우가 있다. 폐암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아무리 골초여도 폐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경우에는 운이 나쁜 것이 맞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내가 잘못된 선택을 계속해서 복리처럼 그 선택이 불어나서 안 좋은 결과로 된 것들이 많다. 사탕을 좋아하다 보니 이가 썩는다거나, 유산소 운동을 자주 하지 않아 혈관 관련 질병이 생겼다거나, 길거리에 침을 계속 뱉으면서 다녔는데 우연히 내가 짝사랑하던 여성이 그 모습을 봐서 고백을 거절했다거나.
좋은 결과가 운에서 오는 것처럼, 안 좋은 결과도 악운에서 올 수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내가 깨진 유리를 방치해 뒀기 때문에 우리 집에 강도가 든 것은 아닌지.
적절하지 않은 야한 농담은 두 가지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상대방과 매우 빠르게 친해져서 사귀게 되거나, 주변 사회에 변태로 알려져 낙인이 찍히거나.
두 가지를 결과로 생각한다면, 기댓값(평균값)은 마이너스일까 플러스일까?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사귀는 것을 담보로 내 평판이 작살날 수도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그 사람보다 매력적인 사람은 거의 무한하게 많고, 살면서 많은 기회는 생각보다 내 평판에서 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의외로 "이런 것에는 무디겠지?" 할 행동이 있다면 최대한 보수적으로 행동해라.
타인을 꼽주면서 유머를 한다거나, 야한 농담을 하거나, 툭툭 치는 행동을 하면서 친분을 체크한다거나와 같이 "상대방이 쪼금만 불편해도 관계가 작살날 수 있는 행위"는 안 하는 것이 좋다.
누가 이 글을 비꼬는 것을 봤다. 운동권을 살까 말까 하다가 안 사서 운동을 안 했고, 약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먹어서 아프게 되고, 안 좋은 행동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가 했는데 인생 조졌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충동구매는 줄이고, 되도록 음식 섭취량은 줄이는 것이 좋다.
여행을 가고 싶으면 가는 것이 보통 낫다. 돈보다는 경험을 사는 것이 대부분 좋았다.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고백해 보는 것은 대부분 좋다. 거절당해도 좋다. 마음 하나는 엄청 편해진다.
요새 법률 입문 책을 읽어볼까 고민 중이다. 대법원 판례를 몇 가지 알아두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변호사만 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선택은 당신의 인생을 망친다.
법률을 전부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상식에 부합할 정도의 법률과 계약서 작성 요령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특히 저당권과 전세권의 개념, 차용증을 쓰는 방법, 공증과 내용증명 발송과 같은 일련의 사무일은 당연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삶과 직결되는 법을 아는 것은 미래의 내 인생이 지옥 같은 경험으로 가는 것을 막아준다.
나도 늙는다는 알게 되는 것은 체력이 떨어졌을 때이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이 은퇴할 때 그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앞으로 나를 재정적으로 도와줄 사람이 없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체력, 본인의 미래, 본인의 노후를 신경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도 늙는다는 것을 단순 명제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근력 운동을 필사적으로 꾸준히 해야 하고, 개인연금을 과도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납입해야 하며, 내 미래를 함께할 파트너와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에 잔인하다시피 냉정해져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생에서 느끼는 고통과 불행의 폭이 넓어진 지도 모르는 채 미래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