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같아
처음 브런치에 글을 썼던 것이 2016년이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브런치가 뭐야? 음식 잡지야?"
이름조차 생소했던 곳에서 첫 글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글들로 첫 에세이 책을 출간했다.
비루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고마워서, 힘이 나서, 하루하루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웠다.
두 번째 에세이 책을 출간하고 생소한 드라마 분야에 도전했었다.
물론 결과는 씁쓸하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배웠던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소설을 쓴다.
벌써 두 번째 소설까지 출간했다.
그런데 문득 바다의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 든다.
달라진 건 뭘까.
나는 잘하고 있나?
나는 언제쯤 이름만 말해도 아는, 작품만 말해도 아는 작가가 될까.
브런치를 열심히 업로드하던 때에 많았던 구독자 수는 파도처럼 빠져나갔다.
한 자릿수였던 구독자 수가 천명이 넘고 이천 명이 넘고 삼천 명이 넘었다.
그렇게 밀물처럼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브런치뿐만 아니다.
소설 역시 인기가 밀물처럼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인기라는 것은 파도와 같은가 보다.
어떤 때는 들어왔다 어떤 때는 빠져나가는 파도.
작가는 파도에 휩쓸리면 안 된다.
작가가 파도에 휩쓸리면 들어오는 파도에 자만해지고 빠져나가는 파도에 절망하게 된다.
파도에 휩쓸리면 결국 물에 빠져 죽는다.
그러니 밀려왔다 빠져나가고, 빠져나갔다가 들어오는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묵묵히 내 자리를 지키며 파도를 지켜보는 바다가 되어야 한다.
넓은 바다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다.
넓은 바다는 자연스럽게 파도와 하나가 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바다처럼 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