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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Nov 22. 2022

“전기차인듯, 전기차 아닌”… 르노코리아 XM3 하브

최근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야심작 ‘XM3 하이브리드 E-TECH’를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정식 명칭이 너무 길어 XM3 하브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시승은 무려 부산까지 가서 진행됐습니다. 이달 4일 오전 8시에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를 타야 해서 아침부터 서둘러 나왔습니다. 요즘 피곤해서 그런가 기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았는데, 그러니까 피로가 풀리면서 컨디션이 다소 회복됐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XM3 하브 두 대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2020년 3월 XM3가 출시된 게 엊그제 같은데 무려 2년하고도 8개월이나 지났습니다. 르노코리아에게 있어 XM3는 매우 중요한 모델입니다. 


부산에 가기 위해 이른 아침 KTX 타러 이동. 사진/marseilleu


당시 SM3, SM5, SM7을 단종시키고 르노코리아에서 일정 수준 판매 볼륨이 나오는 모델은 ‘QM6’ 뿐이었습니다. 중형 세단 SM6도 예전만큼의 판매량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구요. 이 상황에서 XM3는 르노코리아의 구원투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흥행했지만 2020년 7월 XM3를 유럽 지역에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르노코리아는  부활의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국내에서도 기대감이 높아졌고 저도 한 번 타보고 싶었습니다.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르노코리아에서는 XM3에 대해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Most EV-like HEV, XM3 E-TECH HYBRID)’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제 모습도 있습니다. 사진/르노코리아


누적 예약 5000대가 넘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사진/르노코리아


올해 초 새롭게 취임한 스테판 드블리즈 르노코리아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보다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에 중점을 둔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해 2024년 새로운 하브 모델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그런 백그라운드를 감안하면 르노코리아 입장에서 XM3 하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날 발표에서 XM3 하브는 10월1일 사전계약을 시작했는데 누적 5000대를 넘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전 XM3를 처음 봤을 때 ‘세단 같은 SUV’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XM3는 당연히 SUV이지만 세단의 디자인이 반영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SM6도 그렇고 르노코리아의 디자인은 매력적입니다. 특히 바다 풍경에서 봐서 그런가 더욱 멋지다고 느꼈습니다. 


예전 XM3 모습. 사진/marseilleu


이번 XM3 하브 단체사진. 사진/르노코리아


XM3 하브는 기존 XM3와 비교해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일렉트릭 오렌지’와 ‘웨이브 블루’라는 전용 컬러가 추가됐습니다. 단연(!!) 오렌지 컬러가 눈에 확 띄지만 제가 구입한다면 블루 색상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하브 이미지에도 부합하고 무난해 보입니다. 


XM3의 전면부는 무난하다면 하브 모델에서는 좀 더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이미지가 강조됐습니다. F1 다이내믹 범퍼도 적용됐습니다.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가 연상되는 형태인데, 좀 더 강렬한 주행성능을 반영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그 외 사이드 메탈 사이드 가니쉬, 하이 글러시 블랙 B필러, 다이내믹 알로이 휠, 듀얼 테일 파이프 등에서도 젊은 감각이 가미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 XM3와 비교해 아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소소한 변화가 있네요.

 

XM3 하브에 추가된 두 색상. 내가 산다면 블루 컬러로. 사진/르노코리아


예전 모델보다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면모가 가미됐다. 사진/marseilleu


보아라. 오렌지 컬러의 포스를. 사진/marseilleu


외부에 비해 내부는 큰 변화가 없어 보였습니다. 이제 르노코리아 신차에서 당연하게 보여지는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등이 보입니다. 하브 모델에서는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 연결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편한가?’ 싶기는 한데, 차량 안에서 편의점, 카페, 식당 및 주유소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주문부터 수령까지 할 수 있는 ‘인카페이먼트(In Car Payment)’ 시스템도 사용 가능합니다. 이번 시승에서는 시간관계 상 사용해보지 못했습니다. 


스티어링 휠과 태풍 모양의 엠블럼도 보이고 전자식 변속기 e-시프터(e-Shifter)는 짜리몽땅하면서 뭉특한 형태가 특이해보였습니다. 중앙 디스플레이 밑에 버튼과 다이얼이 있는데 버튼 크기가 작았습니다. 특히 비상 스위치 버튼을 누를 때 불편했습니다. 


e-시프터의 모습. 사진/marseilleu


XM3 하브의 내부 인테리어. 사진/marseilleu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대차, 기아의 내부 인테리어는 화려하고 눈을 사로잡는다면 일본 브랜드는 밋밋하지만 질리지 않는 클래식함이 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둘의 중간 정도라고 보입니다. 아주 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보수적이지도 않고 안정적인 듯 합니다. 


출발하기 전 트렁크를 열어봤습니다. 생각보다 깊고 공간이 넓었는데, 용량은 487리터입니다. 하브 모델에는 가솔린 미립자 필터(GPF)가 장착돼 실외 미세먼지 배출을 감소시킵니다. 요즘 들어 신차에는 미세먼지와 관련된 기능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측면에서 촬영해봤다. 사진/marseilleu


보닛을 열어봤다. 사진/marseilleu


XM3 하브 시스템은 르노그룹 F1 머신에서 운영 중인 하브 기술 노하우를 넙목해서 개발됐습니다. 저도 가끔 F1 그랑프리를 보고 르노의 '알핀' 팀도 알고 있습니다. 물론 F1에서는 레드불, 페라리, 메르세데스가 잘 나가고 있구요. 


하여튼 이 차량에는 구동 전기모터(36kW/205Nm)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15kW/50Nm)으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이 1.6 가솔린 엔진,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와 결합했습니다. 


이번 시승은 부산 지역 한 카페에서 출발해 울산 시내에 진입해 울주군 부근 디저트 카페를 왕복하는 약 120km 코스였습니다. 도심에서는 EV 모드라던가 연비 주행을 해보고 고속도로나 도심 외곽 코스에서는 고속주행 안전성, 가속력 등을 경험해볼 수 있는 구간으로 구성됐습니다. 



예전 XM3 측면부와 후면부 모습. 사진/marseilleu


일단 주행을 하는데 바다뷰가 너무 멋집니다. 동료 기자가 이 곳 경치가 좋다고 했는데 차량 사진 촬영할 때도 그렇고 힘들게 부산까지 온 보람이 느껴집니다. 


차량의 복합연비는 17km/ℓ인데, 시승 전 ‘연비 20km/ℓ를 넘겨보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르노코리아에서는 이번 시승에서 “꼭 B모드를 사용해보라”고 추천했습니다. D모드에 비해 B모드는 회생제동이 훨씬 잘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부러 도심 구간에서 B모드를 해봤는데, 예상했던대로 제동이 강하게 들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뭔가 뒤에서 잡아끈다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B모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시승때 장단점도 비교해봐야 되고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사용을 했습니다.  


계기판 모습. 삼각편대(?) 모습도 보이고 연비는 21.1이 나왔다. 사진/marseilleu


E-TECH HYBRID 사진/marseilleu


도심 코스에서 안정적이면서 조용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정말로 전기차의 느낌을 그대로 구현한 건 아니지만 르노코리아에서 ‘전기차같은 하이브리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XM3 하브는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하브 차량을 운전하니까 도심에서 다소 정체가 있더라도 연비 걱정을 덜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가 하브차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e-shiter가 있어서 그런지 변속 충격도 덜했고 도심에서 일단 연비가 18~19km/ℓ 정도 꾸준히 유지됐습니다. 그러다가 20km/ℓ을 넘긴 후 고속도로에 진입했는데 차량이 경쾌하게 나아가는 건 좋지만 연비가 조금씩 떨어지니 기분이 묘합니다. 


동승석에서 한 컷. 사진/marseilleu


오렌지 컬러가 더 멋진건가? 사진/marseilleu


주행모습. 사진/르노코리아


세로형 큰 디스플레이 화면에 티맵이 구현되니 운전하기 좋습니다. 그런데 간혹 갈림길에서 내비가 새로고침이 되면서 코스를 제대로 잡아주지 않았습니다. 마치 저의 운전미숙(?)으로 길을 잘못 든 것 같지만 약간 억울하기도 합니다. 


고속주행 시 안정성도 무난했고 전반적으로 불만이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속면에서 확 치고 나가지 못하는 점 정도가 아쉬웠습니다. 좋은 경치에 좋은 차를 타니 일단 운전하는 묘미가 있었죠. 


그리고 게기판을 잘 보니까 오른편에 배터리와 엔진, 타이어 모양이 삼각형 형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주행을 할 때 에너지 흐름도가 나오는데 이걸 잘 활용하면 연비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석양과 바다뷰, XM3 하브와의 조화. 사진/marseilleu


트렁크는 예상보다 넓고 깊었다. 사진/marseilleu


전반적으로 과속을 하지 않았고 B모드도 적절하게 활용한 결과 연비는 21.1km/ℓ가 나왔습니다. 이날 시승했던 기자들 중에서 이 정도면 상위권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과거 소형 SUV하면 비주류 분야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한 때 쌍용차 티볼리가 독주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현재는 기아 셀토스, 현대차 베뉴, 한국지엠 트레이블레이저 등 다양한 모델들이 있습니다.

 

물론 르노코리아 XM3와 XM3 하브도 있고 기아 니로 하브와 전기차 모델도 있죠. 어느덧 소형 SUV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졌고 서서히 하브, 전기차 모델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빛을 받으니 더 멋진 것 같다. 사진/marseilleu


행사장을 떠나면서. 사진/marseilleu

굳이 싼타페, 쏘렌토, 팰리세이드, 아니면 수입 브랜드 SUV를 탈 필요 없이 실용적이면서 연비 좋고 승차감 등을 고려하면 XM3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르노코리아에서도 XM3 하브 타깃 고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기차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충전시설에 대한 부족이라던가 배터리 위험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이분들에게 전기차 주행에서 느낄 수 있는 빠른 응답성과 반응성을 제공하고 싶다.


하여튼 이날 시승 끝나고 같이 저녁을 먹고 부산역으로 이동했더니 밤 8시였습니다. 부산의 야경을 구경한 후 서울역에 도착하니 무려 밤 10시40분, 집에 갔더니 거의 12시더군요. 피곤한 하루였지만 르노코리아 XM3 하브를 경험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녁 8시 부산역에서 출발. 사진/marseilleu


KTX 출발 전 부산의 야경을 바라보며. 사진/marseil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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