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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Oct 25. 2024

1-1. 내가 부모가 되어도 괜찮을까?

내가 부모가 되어도 괜찮을까?


남편과 결혼을 결심하기 전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되물었다. 나 하나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데 이 거친 세상에서 나를 믿고 와줄 아이를 내가 잘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두려움…  ‘남들은 아이를 낳아서 잘만 키우는 것 같은데, 왜 나는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고민이 될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니었다.


딩크를 결심한 부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 내 커리어나 생활에 생길 변화들을 대비하고 있긴 했지만, 아이를 낳아도 괜찮을까에 대한 고민은 끝내지 못하던 어느 날… 다리가 엄청나게 많이 달린 지네 꿈과 꼬리에 예쁜 보석을 주렁주렁 단 자그만 용꿈을 태몽으로 나무가 찾아왔다.


SNS를 보면 정보가 넘친다. 아이의 수면에, 성장에, 두뇌발달에 도움 된다는 육아템도 많고 교재, 교구도 넘쳐난다. 솔직히 그중 몇은 호기심에 사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육아템들은 잠깐의 내 심신의 안정과 휴식 시간을 벌어주긴 했지만 내 육아 자신감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로 산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거의 느끼지 않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아이는 기관의 선생님들께 “애착 형성이 잘 돼있고, 자기 조절 능력이 뛰어나고, 친구들을 배려하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키울 수 있냐고 묻는 지인들도 꽤 많았다. 그럴 때마다 “하하 글쎄요…” 하면서 웃었지만 나도 그 이유를 알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코칭 칼럼을 준비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가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적용했던 코칭이 그대로 나 자신과 내 아이를 키우는데 적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임신 기간에는 셀프코칭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엄마라는 페르소나로 살아갈 내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엄마 마음이 가장 편한 게 좋은 태교라던데, 그렇게 따지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꽤 양질의 태교를 했던 것이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아주 작은 옹알이, 웃음소리, 울음소리도 귀담아 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아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끊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우리 부부가 보기에 도움이 필요해 보여도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기다리되, 도움을 요청하거나 피드백을 요청할 때는 즉시 응했다. 또한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에도 즉시 답하기보다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 답이나 감정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가뜩이나 인내심이 부족한 내 한계를 시험하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부모로서 효능감은 높은 이유가 코칭 덕분이라는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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