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으로 키토하기
소화효소의 부작용은 소화효소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 먹었을 경우 설사를 한다고 했다. 도시 한복판에서 배 아파 달려본 경험이 다수인 나에게 그 정도의 부작용 쯤이야. 점심을 먹기전에 소화효소를 먹고 왠지 두근대는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소화보다 나는 화장실로 달려가야했다.
소화효소가 부족한 게 아니라면 나는 위산이 부족한걸까?
소화효소를 먹는건 안 무서운데 위산을 보충하는 건 왜 무서운지. 네이버검색과 구글링을 통해 사과식초가 나에게 제일 덜 무서운 방법이었다. 홀푸드에 가서 눈에 제일 먼저 띈 사과식초 알약을 샀다. 사실 별 기대가 없었다. 소화효소에 큰 기대를 걸었던 탓인지 사과식초가 무슨 효과가 있겠나 싶었다. 저녁으로 고기를 먹다가 사과식초 알약이 생각나서 두알 먹고 다시 고기를 꼭꼭 씹어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응? 왠일로 식도가 막히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어? 지금 소화가 된건가? 갸우뚱했다. 배부르게 먹었지만 전혀 더부룩한 느낌이 없고 음식물이 내려가야하는 길로 알아서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내일은 정말 기름지고 무거운 음식을 먹고 사과식초 알약을 먹어보자 했다.
다음 날 고민해서 고른 메뉴는 피자 3판이었다. 사과식초 알약을 두알 먹고 나는 말끔하게 세 판을 소화시켰다. 몇 년만에 가벼운 음식이 아니라 무거운 음식들을 소화시키는 느낌은 마치 내 소화기관에 윤활유를 칠해 잘 작동하는 기계를 관찰하는 것 같았다. 그 날 이후에 나는 밥을 먹기 전에 알약을 꼭 챙겨먹는다. 신기한 점은 가끔은 알약을 챙겨먹지 않아도 소화가 잘 된다.
그럼 이제 소화는 되는데 다음으로 해결 하고 싶은 문제는 장이었다. 꼭꼭 씹어 내린 음식물이 장에 가면 부글부글 가스가 되어버렸다. 밤이 되면 메스꺼운 가스와 뭘 해도 가라앉지 않는 배의 가스를 제거하려고 스트레칭도 하고 유산균도 꾸준히 먹었는데, 효과가 없었다. 건강한 두부와 야채와 고구마를 먹고 신선한 과일을 먹는데, 내 장은 무엇이 서운한지 알려주질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사과식초를 알게 된 것처럼 사과식초의 효능을 검색하다가 우연하게 키토제닉 식단을 하는 사람의 블로그를 들어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