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청소사랑
독일인들의 정리정돈과 청결에 대한 신경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가방을 정리하는 방법을 비롯해서 주변 정리, 공공 질서 예절 같은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모습이 몸에 완전히 밸 때까지 반복 또 반복한다. 독일에서 첫 출근을 했던 날, 나의 직장 동료는 업무 매뉴얼을 설명하면서 이와 동시에 사무실 청소 및 책상 정리법, 청소 도구 사용법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했었다.
독일의 청소사랑
독일의 거리는 여느 다른 유럽 나라에 비해 매우 깔끔한 편이다. 청소차가 매일 아침 거리를 치우고, 거리를 물청소로 마무리해 주기 때문에 길거리의 지독한 냄새도 나지 않는다.
그리스 경제난이 일어나기 몇 해 전, 독일은 그리스에 청소법을 전수하는 데에 합의했다. 그리스의 낙소스 섬(Naxos)은 그 아름다움의 명성과 반대로 쓰레기를 관리하지 못해서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섬이 될 위험에 처하게 되었을 때, 독일 남서부 지방, 슈바벤 지방(Schwäben)의 쓰레기 전문가팀이 그리스로 파견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동참했다. 슈바벤 지방 사람들 약 20만 명이 2만 톤의 버리는 쓰레기를 생산하는 데 반해 그리스에서는 2만 명의 주민이 같은 양의 쓰레기를 생산했다고 한다. 연방정부 지원단은 425개의 특수 목적 쓰레기통을 보내고, 쓰레기를 분리하며, 소각 시스템을 설치를 도왔고 그리스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쓰레기 분리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쓰레기를 구분, 분리수거 하는 컴퓨터 게임이 개발해서 청소교육을 돕기도 했다.
청소의 전통과 역사, 슈바벤 지역의 Kehrwoche [케어보헤]
독일 남부 슈바벤 지역은 돌아가며 청소하는 슈베비쉬 케어보헤 (Schwäbische Kehrwoche)의 전통이 있다.
15세기, 거리의 질서와 청소를 위해 만든 개인에 대한 청소 의무 사항으로, 정해진 때에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하는 법령이었다. 현재의 Kehrwoche는 두 가지 방법의 청소법이 시행되고 있다. 작은 케어보헤(Kleine Kehrwoche)에는 각자의 집이나 건물의 계단이나 주변만 청소하면 된다. 큰 케어보헤(Große Kehrwoche)에는 건물 밖의 거리 청소, 눈 치우는 작업을 비롯하여 외관을 다듬는 일을 해야 한다. 보통 일주일 동안 이 청소와 정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당신이 만약 슈바벤 지역의 거리를 지나다가 집 앞에 Kehrwoche 표지판을 보게 된다면, 그 주의 거리 청소 담당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지역뿐 아니라 독일 남부로 내려가면 재미있는 청소룰이 있다. 아직도 매우 보수적이며 가톨릭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일부 독일 남부 도시에서는 주말에 청소기를 돌릴 수 없다. 주말은 신성하게 쉬는 날(Sonntagsruhe)이기 때문에 청소기 소음을 용납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요일에 자신의 집 발코니에 빨래를 널었다가 이웃주민으로부터 신고를 당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빨래 때문에 자신의 햇빛 맟 조망권이 침범당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독일인들의 정리와 청소 사랑은 각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이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다소 심하다 싶을 정도의 룰이 많지만 정리와 청소를 사랑하는 독일인이 만들어 낸 하나의 전통 혹은 문화로 이해할 수 있겠다.
어찌되었건 독일에서 살고 있거나 살게 되는 한, 청소와 정리에 친숙해지지 않는다면 독일은 천국이 아닌 지옥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