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K Sep 30. 2015

독일 축구팀의 비밀

1954년이래 단 한 번도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하지 않은 나라가 있다. 바로 독일이다. 독일 축구대표팀 유니폼 오른쪽 가슴에 달린 별 4개. 이 별을 하나씩 달  때마다 독일은 더욱 발전했고 더욱 치밀혀졌다. 독일에 살면서 결코 뗴어놓을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다. 맥주, 자동차 그리고 축구. 독일어를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은  축구하는 시간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시며 독일인들과 축구를 보는 것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이후 독일  축구대표팀의 준비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독일 전역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다. 'Die Mannschaft(팀)'. 독일을 이야기하면서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축구 이야기. 그들은 과연 어떻게 세계 최고의 축구팀이 되었을까?

https://youtu.be/6sS0eLQweSc


“Brazil have Neymar. Argentina have Messi.Portugal have Ronaldo. Germany have a team!"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아르헨티나는 메씨가,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있지만 독일에는 “팀”이 있다.)

독일팀을 살펴보면 누구 하나 특별히 뛰어난 선수는 없다. 독일은 4번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대 최고의 선수를  보유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개개인은 최고가 아닐지라도 한 팀으로 뭉쳐서 경기를 하면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독일 축구팀이다. 독일 축구 스타일은 뛰어난 조직력과 팀워크, 빈틈없는 수비력과 힘 있는 경기를 펼치는 조직적 플레이 스타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런 독일도 1950년대까지 지역별 분리된 아마추어 리그만 존재했고, 다른 나라의 조직된 프로리그로 유능한 독일 선수들이 떠나곤 했다.


이러한 때에 독일 축구에 희망을 가져온 사람은 바로 독일 축구의 아버지 같은 존재이면서 총 28년이나 독일(서독 포함)의 국가 대표 감독을 역임한 제프 헤어베르거(SeppHerberger) 일 것이다. 


“너희들은 11명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Elf Freunde müsst ihr sein.) 


그의 모토였던 이 말이 현재의 독일 국가대표팀을 가장 잘 상징할 것이다. 독일은 단체가 하는 운동에서 개개인이 아닌 팀워크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 왔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기초를 다진 것이다. 1954년 스위스 베른 월드컵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한 독일 축구팀은 수 많은 축구 클럽과 분데스리의 기초를 다졌고, 지속적인 노력 결과 세계 평균 관중이 가장 많은 프로축구리그, 세계에서 구단 재정이 가장 안정된 리그,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꾸준한 결실-4번의 우승과 4번의 준우승국이 된 것이다. 


3Ps

과연 독일인의 어떤 성향이 이런 성공적인 결과를 낳게 된 것일까? 그 중심적 기초는 바로 독일은의 3개의 P- Planning, Preparation, Process (계획, 준비, 진행/과정)에 있는 것 같다. 1998년과 2000년, 독일 축구팀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계기로 독일축구협회는 많은 실험을 통해 조직적 개편과 실험을 감행하였고 그러한 10여 년의 유소년 축구 투자와 시스템 개혁을 통해 유망주들 키워서 현재의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하게 된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과 준비 그리고 진행과정을 반복하면서 독일의 현재 축구팀이  만들어진 것을 보면 독일인이 사랑하는 3Ps(계획, 준비, 진행/과정) 방법을 통해 현재 최고의 팀을 만들게 된 것이다. 별로 특별할 것은 없어 보이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독일인들을 보면 너무도 지루하고 단순한 일들을 반복하면서 그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실력을 쌓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서류를 정리하고, 복잡한 행정을 요구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기초가 탄탄한 독일이 만들어졌을지 의심이 된다. 


자국 개최 월드컵이 만든 변화

한국과 독일. 이 두 나라는 각각 2002년과 2006년에 자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한 공통점이 있다. 또한 자국 개최 월드컵을 계기로 이 두 나라 국민들은 국기를 가깝고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2002년 대한민국에서는 태극기를 입고, 흔들고 다니게 된 것처럼 말이다. 

독일은 두 번의 세계대전을 통해 자신들이 만든 최악의 역사의 순간에 쓰인 국기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다. 누구도 나서서 독일 국기를 휘날릴 수 없었는데 2006년 월드컵을 통해서 이 갈증을 분출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의 독일 젊은 세대는 국기뿐 아니라 심지어 독일 국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학교에서 집단적 행동을 연상케 하는 일을 일절 금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일이기에 축구는 이들의 삶에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매개체가 되었으며  20세기의 흑역사 이후로 거의 유일하게 공식적이며 자유롭게 국기를 흔들며 조슴스레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모든 영광은 철저한 계획과 준비 그리고 과정의 반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독일 축구팀의 사례를 통해 비단 축구 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안목으로 철저한 계획과 진행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2002년 월드컵 응원 당시 모두가 하나가 된 그 마음으로 오늘의 희망 찬 현. 재.를 살아가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뚜벅이도 지x하면 달릴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