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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v 14. 2019

간호학생은 안녕합니다.

00. 복학생의 마음.

나는 현재 스물다섯. 하지만 만 나이로는 여전히 이십대 초반이라고 우기는 스물다섯 간호학생이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까 하다 일단은 올해 복학한 것부터 시작하는게 맞겠다 싶다.


2014년도 3월에 대기번호를 받고 고대하던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간호학은 생각 외로 나와 맞지 않았다.


간호의 역사, 병태 생리학, 약리학에서 부터 필수 교양 수업들은 내 열의를 시들게 했다.

물론 위의 강의들은 모두 3,4학년 때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들을 가르치는 수업이었는데,

고작 열 아홉의 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학교 공부보다는 등산부와 봉사활동에 집중하는 2년을 보낸 나는 덜컥 3년의 휴학을 했고,

2019년 3월. 친구들은 당당히 간호사가 되어 일을 하고 있고, 나는 3학년 복학생이다.



나는 평생 '언니'의 입장이 되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

집에서도 막내. 친척집에서도 거의 막내. 봉사단체나 동아리 활동에서도 항상 막내 역할이었기에.


내 주변의 '언니'들은 멋있고, 모두를 이끄는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과연 내가 이런 기대에 부합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하고 부담이 컸다.(사실 아무도 신경 안쓰는데 혼자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더 그랬다)


하지만 나의 가장 큰 걱정은 간호학 공부였다.

고민 끝에 돌아온 학교에서의 적응은 둘째로 치고,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공부를 안하지 3년이 되어 어떻게 공부했는지, 어떻게 노트필기를 하고 어떻게 암기를 했는지 등등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고민이 많은 복학생이지만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지내다 보니 벌써 2학기 실습이 시작되었고 한 달 뒤면 종강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 내년은 4학년이 되겠지.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면 이 시간은 모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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