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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goongjun Feb 16. 2024

08. 드디어 런던 도서전!

런던 도서전 2023 #2

과거의 기억과는 달랐던 두 번째 런던 도서전


내가 생애 처음 국제 도서전을 본 건 2007년 북경 도서전이었다. 첫 회사였던 출판사에서 일 열심히 했다고 영업부 두 분과 함께 다녀오라며 보내줬었다. 북경이 생각보다 크고 발전한 도시여서 놀랐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모인 출판사들의 책을 돌아보는 경험은 정말 색다르고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이후 다른 나라 도서전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휴가와 사비를 털어 다녀오리라 마음먹었다. (회사에서는 돌아가며 기회를 줘야 하니 나를 또 보내주긴 힘들 테니까...) 

북경을 다녀오고 난 뒤 바로 다른 국제 도서전을 검색했고, 런던 도서전을 가기로 했다. 내 사비 털어 가는 첫 도서전 장소를 런던으로 정한 건 런던 도서전이 큰 규모이기도 했지만 사실 오빠 가족이 영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긴 했다. ㅋㅋㅋㅋ 그때도 떠나기 몇 개월 전부터 비행기표, 도서전 정보, 도서전 티켓 등 여러 가지를 혼자 알아보며 실속 있는 여행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때 영어 실력은 지금보다 못하던 때라 도서전 티켓 미리 구매하는 것도 엄청 어렵게 느껴졌었다. (영어로 점철된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숨이 턱 막혔더랬다. 그래도 열심히 찾아봤더니 얼리버드로 전시회 기간 내내 출입할 수 있는 티켓을 조금이라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할인된 가격도 여전히 내게는 비싼 가격이었지만 찾아낸 스스로를 칭찬했던 기억이 ㅋㅋㅋ) 혼자 준비하니 이게 맞는지 어떤지도 잘 모르겠고 뭔가 헷갈렸지만 그래도 그냥 아는 만큼 준비해서 보러 갔던 런던 도서전. 도서전 기간 내내 출입하는 표를 사고도 입장할 때 '이게 맞는 건가' 하면서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ㅎㅎㅎㅎ


2008년 런던 도서전이 열렸던 Earl's Court


처음 가 본 런던 도서전은 정말 멋있었다. 당시 런던 도서전은 Earl's Court 안에 정말 많은 회사들이 부스를 차려놨었고, 그 안에서 눈호강하며 다양한 장르의 도서들을 실컷 봤었다. (각 층 돌아다니느라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 해에 갔던 북경 도서전과 비슷한 규모로 느꼈던 것 같다. (사진을 뒤져봤는데 그때의 나는 왜 런던 도서전을 찍지 않았던 거냐 ㅠㅠ) 지나고 보니 전체적인 규모는 프랑크푸르트가 크지만 당시 런던 도서전도 꽤 큰 규모였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구경하고,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의 다양한 책들도 보고, 잘 알지 못했던 도서 제작 후가공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아직 우리나라에서 발간되지 않은 책 중에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계약해 만들기 좋은 책도 뒤져보고, 판권에 대한 것도 (짧은 영어 실력으로 버벅거리며) 물어보는 등 다양한 처음을 경험하며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때의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보니 이후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른 나라 도서전을 가보겠다 결심하고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된 후로 도서전들을 다니게 되었다.


15년 전에 봤던 첫 런던 도서전의 기억이 좋게 남아 있었던 만큼 오랜만에 오는 런던 도서전에 난 참 많은 기대를 했었다. 그리고 이런 기대를 K에게도 잔뜩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처음 알아볼 때부터 '예전과는 다르려나?' 생각하게 됐었는데 일단 장소가 내가 갔던 곳이 아니었다. 내가 처음 갔던 때는 Earl's Court에서 전시했었는데 이번에 갈 때는 Olympia London이었다. 올케한테 물어보니 Olympia London이 우리나라 코엑스 같이 여러 전시회를 하는 이벤트홀이라고 하더라. 


그. 런. 데... 오랜만에 보게 된 런던 도서전은 내가 기대하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ㅠㅠ 예전에 봤던 런던 도서전이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전 세계 바이어들을 만나는 자리이면서 일반인들도 책과 여러 이벤트를 즐기는 장소였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런던 도서전은 전적으로 바이어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공간이더라. 그리고 장소가 협소했다... Olympia London의 공간 자체가 작은 건 아닌데 참여하는 국가나 기업들의 수와 그 규모를 다 수용하기에는 협소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공간이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콩닥콩닥했던 마음이 들어가서 둘러보고 푸시쉬 꺼져버리는 헛헛함이라니 ㅋㅋㅋㅋ 예전 기억만 갖고 들어갔다가 '뭘 봐야 하는 거지?' 하면서 순간 멘붕이 왔었다는 ㅋㅋㅋ 그래도 국제 도서전은 출판사별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와 앞으로 발간될 책들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던가! 도서전 3일 동안 최대한 재미있는 것을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돌아다니기 고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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