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법 업데이트
2016년에 많은 사람의 예상과 다르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미국의 민낯"을 보게된 것 같았습니다. 그 동안 알고 있었던 미국사회의 좋은 모습들이 모두 신기루와 같이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때 그래도 판단을 유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의 법원이 트럼프를 어떻게 견제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 법원은, 적어도 제가 알고 일해 온 이민법의 영역에서는,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습니다. 이민법은 트럼프 정부가 가장 활발하게 온갖 시도들을 했던 영역으로, 트럼프 정부는 갖은 방법으로 이민자들을 줄이고 기회를 박탈하고자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이민 변호사들이 연방소송을 진행했고, 법원의 결정에 의해 트럼프의 많은 반이민 정책의 시행이 가로막혔습니다.
이번에 제가 기고한 칼럼은 그 중 하나인 Public charge 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영주권 취득을 제한하기 위해 시도되었던 public charge 관련 규정의 개정 역시 많은 이들을 불안케 하긴 했지만 결국 법원에 의해 시행이 중단되었고, 그 상태에서 바이든 정부로 바뀌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하는 이번에 기고한 칼럼의 전문입니다)
저소득자를 위한 정부혜택이 없이는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분들의 영주권 취득을 제한하는 공적부조 (Public charge)와 관련된 이 질문이 최근에 대두된 시점은, 트럼프 정부가 관련 규정을 개정해서 저소득자의 영주권 취득을 한층 더 제한하고자 시도했던 2019년 5월부터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제안했던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를 골자로 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영주권 취득에 장애가 되는 정부 혜택의 범위에 비현금 혜택을 추가해서 메디케이드와 같은 의료보험이나 푸드 스탬프 혜택 등과 같이 현금이 아닌 정부혜택들이 이에 포함되도록 했고, 두 번째로, 영주권 신청자가 현재 및 잠재적인 소득 수준과 관련된 상세한 사항 (자산, 부채, 파산 여부, 교육 수준, 언어 능력 등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점수화해서 영주권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이 두번째 사항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이민국 양식 (Form I-944)을 만들어서 이를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이 공적부조 관련 개정안은 의회를 통과해서 2019년 10월 15일부터 시행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이 새 규정은 결렬한 반대에 부딪혔으며, 미국 곳곳의 연방법원에서 이 규정의 시행을 중지하기 위한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개정된 규정의 시행이 잠정적으로 중단되었고, 결국 미 연방 대법원에서 이 개정안의 시행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에, 2020년 2월 24일부터 다시 시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로부터 6개월도 지나지 않은 때인 2020년 7월 29일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서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 규정의 시행 중단을 명하였고, 이를 시작으로 여러 주의 연방 법원의 결정을 통해 결국 그 시행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21년 3월에 이민국을 주관하는 국토안전부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 의해 결국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공적부조 개정안을 폐지한데서 그치지 않고, 2022년 9월에 공적부조 관련 개정안을 발표해서, 영주권 취득 제한에 대한 판단을 트럼프 정부 이전에 시행되고 있었던 1999년의 기준을 따를 것을 공표했습니다. 이 새 규정은 2022년 12월 23일에 공식적으로 시행됩니다.
이 새 규정에 따르면, 영주권 취득에 불리하게 적용되는 정부혜택은 현금 소득보조인Supplemental Security Income (SSI) 와 cash assistance for income maintenance under the Temporary Assistance for Needy Families (TANF) 및 이와 동일한 주 정부 혜택으로 제한됩니다.
이에 해당되지 않는 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SNAP),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 (CHIP), 기타의 푸드 스탬프 제공 프로그램, COVID 관련 정부 보조 등등 모든 나머지 정부혜택들은 공적부조 심사에서 고려되지 않습니다.
애플 헬스와 같은 메디케이드 의료혜택의 경우에는, Nursing home이나 Long term care 와 같은 장기 요양 관련 혜택(Medicaid institutionalization program)을 받으시는 경우만 공적부조 심사에서 불리하게 적용되고, 그 이외에 병원 방문 등을 위한 일반적인 메디케이드는 고려되지 않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이번 공적부조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대다수의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정부 혜택을 받을 때 영주권과 관련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저소득층의 생존과 직결된 정부의 혜택을 받는 것이 영주권을 받는데 장애가 된다는 부당함과 괴리를 해결하고자 한 바이든 정부의 이번 개정안을 환영합니다.
칼럼 주소: https://www.seattlen.com/hot/23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