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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무 Apr 06. 2021

3월의 마음

알듯 말듯 알지 못하는 것들

벌써 올해 3번째 월간정산 일기를 쓰는 날이다. 2월의 월간정산을 적으며 다음글은 3월 월간정산 일기가 될 것 같았는데 정말 그 예감처럼 3월내내 다른 글은 하나도 쓰지 못했다.


회사 근처 작은 꽃밭


3월을 보내며 드는 마음은 알쏭달송 알듯 말듯 알지못하는 간지러운 느낌이다.

3월 한달동안 무엇을 했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나열하기보다 3월의 마음은 어땠는지 더 돌아보게 된다. 결과물 보다는 지나온 하루하루 생각한 것과 느낀 것들이 더 중요하게 다가온 3월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조용히 멈춰서서 응시하지 않으면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금새 휩쓸려버리고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은 채 그렇게 흘려보내기 쉬운 것 같다.

그럴수록 조금은 의도적으로 잠시 멈추거나

한번쯤 무심코 하던대로 엑셀레이터를 밟기보단

브레이크를 서서히 밟아가며 잠시 생각을 고르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중정이 너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먼 곳이 아니더라도 처음 가보는 곳으로 산책을 떠난다거나 평소에 가고싶었던 조금 먼 카페에 간다거나 책 한권을 가방에 넣고 원데이트립이라도 떠나고 온다면 한결 마음이 리프레시되고 생각이 질서정연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 3월이었다.

환기미술관

그렇게 가방 속에 얇은 소설책 한권과 멘토로 삼고싶은 분이 쓴 경영 서적 한권을 챙겨넣고 봄의 한날 잠시 숨을 고르러 갔다. 오픈런으로 평소 사람이 많기로 소문난 카페에 가서 아직 손님이 없을 때 중정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다가 버스를 타고 좋아하는 동네에 가서 점심을 먹고 미리 예약해둔 미술관에 갔다. 관람시간이 정해져있고 다음 타임을 위해 최대 2시간을 관람해야하는 시스템인데 따뜻한 봄볕이 가득하고 새소리가 있는 고즈넉한 미술관에서 2시간을 거의 채우고 나왔다. 그리고 목이 말라 근처에 새로 오픈한 손님이 많지 않은 카페에 가서 아이스 드립 커피를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 얇은 소설책 반을 읽다가 사무실로 돌아왔다.

꽃길을 드릴게요

나의 지난 꽉 찬 3월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벌써'라는 말이 잘 어울릴만큼, 벌써 2021년의 1분기가 스르륵 지났다.

현재 처한 상황, 환경, 주어진 곳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를 돌보며 살아왔는지

일이 마치 삶인 것처럼 일만 열심히 하고 지내온 것은 아닌지,

비오는 주말, 지난 한달을 조용히 돌아본다.


벚꽃의 퇴장

꽃이 피는 봄이 왔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은 매우 짧다.

이제 곧 화려했던 봄 벚꽃도 지고 또 새로운 녹음이 짙어질 것이다.

언제나 지금은 늘 찰나같다.

지금, 바로 여기 나의 신경을 쏟지 않으면 금새 흘러간다.

그래서 '지금'이 갖는 가치는 무한대이고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은 지금을 누리며 살아간다.


4월은 지금을 충분히 누리는 한달이 되기를 마음먹어본다.


우연히 걷게된 길에서 만난 독야청청 동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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