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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창업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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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무 May 31. 2021

5월 31일에 쓰는 월간정산

달력의 다섯번째 장을 넘겨야 한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늘 강렬한 느낌으로 가득한 봄의 4월과 봄과 여름의 경계선에서 조금 더 여름에 가까운 짙어지는 6월 사이에 낀 5월이라는 달은 그 정체성만큼 애매하게 보냈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5월이 그 어느때보다 뚜렷하게 각인된 채 지나가는 달이 될 것 같다.

5월 어느날 사무실에서 바라본 저녁노을


1. 이루어진 것과 이룬 것들

5월의 마지막날, 지난 5월 한달을 정리한 플래너를 펼쳐봤다. To do list와 이달의 기도제목들 그리고 해야만 했던 매일의 일과들..

그중에는 열심히 노력해 조금씩 성과가 난 것들도 있고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일들도 보였다. 안간힘을 써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 그렇다고 힘을 내야할 때 힘을 빼서도 안된다. 힘을 낼 때와 힘을 느슨하게 갖을 때를 분간하는 것,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르는 작은 기회를 위해서 지금을 준비해야한다는 것, 준비할 때 힘있게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5월이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시작된 5월이기도 했다.

새벽 5:40분의 경의선숲길

2. 5월은 가정의 달

이렇게 온전하게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낸것도 외국에서 사느라 코로나 이전 10년 넘는 시간동안 못했던 일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머물게 된 이 시간이 한편으로 정말 감사하다. 5월은 더 부모님과 시간을 같이 보낸 한달이었던 것 같다. 아빠 건강검진 보호자로 같이 다니고 병원에 모시고 다니고 또 코로나 백신 예약접종도 해드리고 어버이날 코스요리도 사드리고, 아빠랑 단둘이 회사 근처에서 맛난것도 먹고, 참 소소하지만 즐거운 시간들로 기억될 5월이었다. 6월에 엄마까지 백신 모두 맞으면 부모님 모시고 부산에 여행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메리어트 본보이 포인트가 좀 있어서 해운대 웨스틴으로 예약하려고 생각중이다 ㅎㅎ 아 부산!!

 

어버이날 디너

3. 글쓰기 다시 시작

5월에 의미있는  출판 기획안과 관련된 스터디를 참여하게 되었다.  5주간의 과정이고 5/23 특강을 끝으로 마무리된 짧은 일정이었는데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오직 자신의 책을 쓰고싶다는 일념 하나로 만나 서로의 기획안과 글에 대해 솔직하게 피드백을 나누는 온라인 스터디 모임이다. 처음 등록할 때는  과정을 하는동안 매일 목차도 다듬고 원고를 차곡차곡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벌써 약속된 5주가 훌쩍 흘렀고 나는 여전히 제자리인듯  보이지만, 그래도 조금  구체적으로 내가 쓰고자 하는 책에 대해 상상할  있게   같다. 그리고  기회를 발판삼아 6월에는 좀더 글쓰기에 매진해보고 싶다.

논픽션 팝업

4. 사무실 이사

지금 쓰고있는 사무실 계약이 6월 말 만기를 앞두고 오래전부터 사무실을 옮겨야겠다고 생각해오고 있었다. 4월부터 단독 사무실부터 공유오피스까지 주말마다 사무실을 보러다니기도 했고 평일 투어를 하면서 견적 비교와 새로 오픈하는 공유오피스 새 사이트들도 투어를 하곤 했다. 요즘 내가 있는 지역 여의도, 마포, 홍대, 합정, 연남 등에 공격적으로 새 지점들이 오픈하는 추세다. 그 중에는 아직 인테리어 공사가 채 끝나지 않은 곳인데도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콘크리트 바닥을 투어하기도 해서 아 공유오피스 선점이 치열하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새로운 사무실을 구하는 프로젝트에 이름을 지었다. 그 이름과 같은 곳을 구하게 해 달라고 구체적인 wish list까지 적었는데 지금 생각나서 그 위시리스트를 다시 펼쳐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구하게 된 사무실이 위시리스트에 있는 23개의 항목에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들어맞았다. 새 사무실 구한 일련의 이야기는 그냥 평범한 이사 스토리가 아니라 나에게는 창업 이후에 꽤 단단한 메세지를 얻게 된 감사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참 감사하다.

매일 오픈하는 공유오피스들

5. day off

3월부터 매월 마지막날 한 달을 정리하며 day off를 가져보겠다고 선언했고 3월 말에는 환기미술관과 부암동 산책 4월의 day off는 생일을 맞이해 강릉 여행, 그리고 5월도 결국은 day off의 계획은 못 지키고 넘어갔다. 5월 31일 밤 10시인 지금까지 퇴근하지 못한 채 사무실에서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너무 좋았던 카페

더 적고싶지만, 그리고 4월 월간정산을 못한 것도 언젠가 정리하고 싶지만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이제 집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5월은 바빴지만 하나도 고달프지 않았고

크고 위대한 일은 없었지만 소소하고 경이로운 일들이 많았다.

소소함 속에 기쁨을 발견하는 스펙트럼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고 또 기뻐할 줄 아는 것이 위대한 일을 만드는 것보다 더 위대한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 5월, 장미가 아름다운, 비가 많이 왔지만 장미를 보며 퇴근하는 길이 즐거웠던 5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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