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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둥이의 눈물

2011년

by 모레

흰둥이는 감수성이 폭발한 것처럼 눈물짓는 날이 늘어났다.

멍하니 앉아 창밖을 바라보거나, 지나간 사랑의 추억에 잠겨 있는 듯했다. (근데... 흰둥이의 첫사랑이 누구였을까? 갑자기 궁금해지네) 나른한 오후 침대에 엎드려 꾸벅꾸벅 졸다가도 눈물을 흘리는 때가 잦았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얼마 안 가 눈물은 검붉은 자국을 남기기 시작했다.

생명에게 눈물이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 개의 눈물은 유독 색이 진하게 남는 거지?


눈물 자체에 색소가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모색이 밝은 강아지일수록 갈색 또는 검붉은 자국이 두드러져 보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물이 쌓이고 축축해진 주변으로 세균이 자라 털에 착색된 짙어지는 것이다. 심하면 색뿐 아니라 고약한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눈병이나 알레르기,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것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눈물 그 자체는 크게 문제는 안된다.




개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 스트레스

사람이 짜증 나면 울고 싶듯이, 강아지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눈물을 흘린다.

- 음식이 체질에 맞지 않는 경우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다.

-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 질병

눈물샘 이상, 귓병, 혹은 다른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질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찾아가 보지만, 수의사는 흰둥이의 상태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진단했다.)



눈물 자국을 없애는 관리법


-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

- 청결 관리

눈물에 젖은 주변을 세정제, 파우더, 눈가 전용 티슈 등으로 꾸준히 관리한다.

- 질병 유무를 위한 검사와 치료


흰둥이의 눈물 자국의 원인은 잘 맞지 않는 사료 때문이었다.

아토피 피부염인 흰둥이를 위해 나름 고심해서 고른 사료가 알레르기 케어에는 도움을 주었지만 검붉은 눈물 자국이라는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아~ 예쁜 얼굴에 눈물 자국 오점이라니...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다가도 사진을 찍고 나면 유독 그 자국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좋다는 사료를 찾아 급여도 하고 좋다는 케어 제품으로 관리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사료 유목민이 되어버렸고 일 년 흰둥이에게 딱 맞는 사료를 찾아다녀야 했다.



안구 주변 관리 팁


- 거즈 면에 정제수를 덜어 닦은 후 뽀송하게 잘 말려준다.

- 안구 주변을 마사지해 준다.

(붉은 점 부분을 지그시 누르고 화살표 방향으로 천천히 마사지한다)



좋다는 사료를 바꿀 때마다 실패의 흔적으로 남은 사료 봉지들이 쌓여갔고 혹시라도 염증이나 냄새로 번질까 싶어 눈가가 젖으면 더 붉어지기 전에 꼼꼼히 닦아주었다.

눈물을 흘려도 한결 같이 귀여웠지만 혹시 내가 모르는 어떤 외로움이 숨겨져 있지는 않을까 스트레스일까 봐 마음이 쓰였다.


흰둥아, 뭐가 그렇게 슬프니?
왜 자꾸만 우는 거야?



누나는 내 맘 다~ 몰라요.
강아지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요.



말을 해봐 강아지야, 왜 울어? ㅠㅠ
왜, 왜, 누나는
냠냠이 한 봉지 다~ 안주는 거죠?
자기는 과자 한 봉지 다 먹고
양이 줄었다고 투덜거리면서.

그리고 왜? 왜?
냠냠이를 그냥 안주는 건데!!!



흰둥이 기다려!!!



이러니 내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있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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