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혜 Sep 30. 2015

마지막 이야기

연재를 마치며

김이박, 연애를 말하다

마지막 이야기: 연재를 마치며





Q 1. 처음 브런치북 프로젝트 해보자고 했을 때, 심정이 어땠어?


A.

김     처음 이 양이 먼저 브런치북 제의를 해줬을 때 딱 든 생각은 '내가 진짜 연애를 하고 있구나.' 였어. 

            내가 연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고 

            연애에 대해서 진심으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구나, 싶었지.


이 양    다들 알겠지만, 우리 이거 초반에 기획할 때는 다른 지인 한 명까지 해서 총 4명이서 출발했잖아. 

            근데 한 명이 빠지게 되면서 솔직히 불안했어. 우리 셋이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거든. 

            하지만 30일까지 10회 분량을 채워야만 하는 촉박한 상황에서 다들 노력하고,

            브런치북에 또 스스로 애정을 갖고 하는 걸 보면서 괜히 걱정했구나 싶더라. 

            처음 내가 제의하면서도 내심 불안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어서 기뻐!


박 양    나는 그동안 엄청난 무기력증에 빠져 있었어. 가벼운 우울증도 앓고 있었던 것 같고. 

            연애에 대해서도 좀 회의적이었어.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조금 바뀐 것 같아. 

            연애하면서 행복했었던 순간을 짚어보기도 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어요. 

            또 4년간의 연애가 나를 많이 성장하게 했다는 것을 느꼈지. 

            앞으로 더 즐겁게 사랑할래. 다들 고마워!



Q 2. 이제까지 나눴던 얘기 중 마음에 들었던 주제 혹은 기억에 남는 한 마디가 있다면?


A.

김     음, 나는 '남친소'편에서 한 이야기인데, 

            ‘친구는 나의 거울이고, 남자친구의 친구는 내 남자친구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 

            나와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나의 거울이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같이 대화하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가만히 있다가 뒤통수를 한 대 맞는 기분이었어. 나를 깨닫게 하는 말이었던 것 같아.


이 양    나는 갑을관계에 대한 편에서, 김양의 남친 분 말이 와 닿았어. 

            나는 이제까지 연인관계에 있어서 시간이 갑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연인사이에 갑을이라 하면 서로의 위치만 말하는 건줄 알았거든. 

            하지만 시간이 결국은 모든 우선권을 쥐고 있으니 갑이 맞구나, 깨닫게 됐지.


박 양    나는 이 양이 갑을관계에서 했던 말이 떠올라. 

            '진짜 행복한 연애는 연인들 스스로가 모두 을이라고 느끼는 연애인 것 같아.' 

            이 말이 나를 안도하게 했어. 

            그리고 더 이상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에 목숨 걸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덕분에 이 브런치북을 하면서 정말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은 것 같아!



Q 3.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마치고 어떤 변화를 느꼈어?


A.

김     난 이번 프로젝트를 같이 하게 돼서 여러 부분에서 고마움을 느껴. 

            알다시피 이번 연애는 나의 첫 연애고, 이제 연애한 지 채 한 달도 안 됐어. 

            그만큼 나는 연애 자체에 굉장히 서툰 사람이지. 표현도 서툴고 여러 모로 서툰 것 투성이였어. 

            그런데 브런치북을 준비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런 나를 다독여주는 느낌을 받았어. 

            내가 솔직하게 변해가는 것을 느꼈지! 

            남자친구한테 사실 그 동안 표현을 잘 하지 못했는데,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

            나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연애를 한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도 내 감정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랬기 때문에 브런치북을 하고 난 뒤로 남자친구한테 더 표현을 많이 하기 시작했어. 고마워요!


이 양    나 역시 고마워. 

            지금 남자친구와 3년 넘게 사귀면서 연애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브런치북 매거진에 9회분을 연재하면서 

            지난 3년의 연애기간보다도 훨씬 더 깊이 그리고 다양한 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어. 

            특히 내 연애뿐 아니라, 박 양의 연애 그리고 김 양의 연애를 귀 기울여 들으면서 

            참 사람들이 다양하게 연애하고 있구나, 새삼 느낀 계기도 됐던 것 같아.

            특히 연애를 새로 시작한 김 양의 한 마디 한 마디 때문에 나까지 풋풋한 기분이 들어서 

            대화 나누는 내내 기분이 좋았어! 

            앞으로도 이 경험들은 내가 연애를 하면서 분명 순간순간 스쳐지나가듯이 떠오를 것 같아.


박 양    나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만 혼자 고민했던 것들의 실마리가 풀리는 느낌이었어.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고, 그 고민들이 생각보다 보편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스스로 조금 더 단단히 마음을 먹게 되었어. 

            세상에 이겨내지 못할 문제들은 없으니까. 이제 무조건 회피하지 않고 좀 더 문제에 맞서야 할 것 같아.

            많은 것을 느끼게 했던 시간이었어. 고마워!



이 양    다른 할 말이 더 있나요?

박 양    없습니다.

김     그냥……. 사랑한다고. 흡.

박 양    ㅋㅋㅋ아무튼 이번 기획은 이 양이 먼저 한 거니까 마무리도 이 양이 해줬으면 좋겠어.

이 양    좋아!





이 양의 갈무리 :: 매거진 연재를 마치며


10회 분량의 글을 30일까지 연재하라니

터무니없는 소리였을지도 모르는 저의 제안에 그래도 군말없이 따라와 준 김 양과 박 양, 참 고마워요.


<김이박, 연애를 말하다>의 첫 의도는 이렇습니다.



*

밤 열 시쯤, 단골 술집에 혼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데 옆 테이블의 수다가 넌지시 들려오는 거야.

평범한 여자들 몇 명이 모여서 각자 연애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길 나누고 있는 거지.

가벼운 얘기부터 좀 더 무거운 주제까지 여러 가지 말들이 쏟아지고 있고

나는 옆칸에 앉아서 술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돼.

어떤 말에는 고갤 끄덕이다가도 또 어떤 말에는 '그게 아니지!'라고 속으로 반박도 하면서 말이야.

그러다보면 혼자 술을 마시러 왔지만 어느샌가 그들과 함께 마시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 시작하지.


지금 여기,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조곤조곤 연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

가만히 앉아서 듣고만 있어도 좋아. 앞에 놓인 술잔만 들고 여기 앉아. 

환영해!




어떠셨나요? 이제까지 저희가 나눈 아홉 가지의 이야기들은 

당신이 술잔을 들고 우리가 있는 이 곳으로 불러올 만큼 즐겁고 흥미로웠나요?



목표대로 저희는 30일까지 분량을 모두 채웠고,

이제는 한 걸음 물러나서 지켜볼 차례가 됐습니다. 

이번 회가 마지막 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후회없이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아 후련해요.


그럼 여러분, 다시 만날 언젠가를 기약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이박, 연애를 말하다' 구독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이만 마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홉 번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