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판 영화로 돌아온 알라딘
어릴 적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라난 세대들과 그들의 부모 세대라면 모를 리가 없는 한 음절.
"A whole new world~"
알라딘이 실사판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를 찾아가는 걸 정말 귀찮아하는 극강 귀차니즘이라... 이제야 극장판을 보고와 굉장히 뒤늦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굉장히 가치가 있는 16000원이었다!(엄마와 나 2인 값에 통신사 할인..)
아래로는 개인적인 평 갑니다! (스포 매우 많습니다. 주의 하세욧!)
<기대 이상이었던 점 1. 신선한 캐스팅과 그들의 단단한 노래 실력>
- 자스민.. 너무 이쁩니다.. 언니 최고예요... 노래도 어쩜 그리 잘하는지..!
- 알라딘.. 뭔가 순둥순둥 하면서 이리저리 휩쓸리는 듯하지만 그 내면만은 다이아몬드인 사나이! 신인이라고 들었는데 잘 표현한 것 같다.
- 지니..! 윌 스미스! 솔직히 정말 솔직히 개인적인 평을 말하자면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 지니를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근육 쟁이 유명인 지니로서 기대 이상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래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지니!
<기대 이상이었던 점 2. 새로 각색된 내용>
2시간 조금 넘게 영화를 보면서 생가보다 여러 장면이 각색 및 추가되었다는 점에 놀랐다.
먼저 가장 놀랐던 점은 가장 두드러지는 자스민의 변화였다.
기존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영화 자스민도 갑갑하고 억압적인 궁중생활에서 벗어나고 백성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가출(?)을 한다.
하지만 이전의 내용보다 훨씬 더 진취적이고 똑 부러지고, 로열패밀리로써 자신의 역할 및 역량에 대해 자각하고 있고, 그것을 쟁취하려는 점이 멋졌다.
한 마디로 당시에 여성들에게 강요되던 사회적인 관념인 "관상용 화초"가 아닌 스스로 행동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 요즘에도 끊임없이 언급되고 있는 "변화하는 여성상"을 보여준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연기자 나오미 스콧 배우님의 Speechless는 정말 그녀의 목 근육, 핏줄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될 만큼 파워풀했다)
무엇보다도 드디어 자스민의 공식 솔로 넘버가 생긴 것 축하축하!(뮤지컬 판은 시녀들과 같이 부르는 거라 제외!)
<기대 이상이었던 점 3. 자파의 스토리와 지니의 사랑>
자파에 대한 부분은 이전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의 기억이 완벽한 것은 아니라 새로 각색된 내용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만약 있었더라도 적어도 영화만큼 집중도 있게 그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전까지 자파에 대한 인상은 "나쁜 넘" 한 마디로 끝이었다.
제국의 2인자라는 자리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로열 블러드"로 정해진 술탄의 자리를 이기적인 이유로 넘보는 간악한 사람.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다.
근데 영화를 보면 자파가 자기 자신도 알라딘과 같았다며, "좀도둑"에서 재상까지 본인의 힘으로 올라왔음을 언급한다.
이때, 솔직히 '와, 자파 생각보다 굉장히 대단한 사람이다, '라는 생각과 '와, 예전에는 진짜 신분이 모든 것을 결정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없는 "천민"의 계급에서 한 나라의 재상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니. 그리고 어떻게 보면 태초에 정정해진 신분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깨고, 더 많은 것을 펼치려고 하는 야망과 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이 바로 자파인 것 같다. 물론, 마지막에는 그 충족되지 못한 욕망으로 인해 어그러져 배드 엔딩을 맞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에 더불어 또 다른 입체적인 캐릭터로 거듭난 것이 바로 지니!
이전에도 계속해서 자유를 갈망하는 모습은 나왔었지만 그가 "인간"이 되었다거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점은 어디에도 없었다. "윌 스미스"라는 강력한 배우를 캐스팅하면서 그가 새로운 지니를 훨씬 "인간적인" 캐릭터로 이끌어나가는데 도움이 많이 된 각색이었던 것 같다.
<기대 이상이었던 점 4. 실사판으로 볼 때 더 다가오는 아그라바의 현실>
애니로 볼 때는 어렸었고, 뮤지컬은 배경보다는 음악에 집중하게 되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까지 알라딘을 생각할 때 현실의 씁쓸함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실사판으로 본 아그라바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위기의 상황으로 보였다.
빈부격차가 극심하여 골목에 거지가 즐비하고, 부모를 잃은 고아가 많고, 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결국에는 도둑질하는 것이 일상인데 반해 황실 안의 사람들은 실크와 비단으로 된 옷과 보석에 둘러싸여 부유하게 사는 모습이 좀 더 강하게 대비되어 보였다.
그에 더불어 자파나 자스민, 그리고 알라딘이 보여준 신분제도와 여성에게 강요되는 "침묵"도 깊이 다뤄진 만큼 훨씬 더 강렬히 가슴속에 남을 것 같다.
<기대 이하였던 점 : 굳이 굳이 꼽자면!>
위에서 지니의 새로운 스토리 라인을 장점으로 꼽았는데, 이 부분이 어떻게 보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지니가 자스민의 시녀, "달리아"와 관계를 이어가면서 분위기가 환기되는 장면도 있었고, 유머러스한 면도 추가가 되었었지만 굳이 필요했나 싶기도 했다.
이건 어쩌면 지니는 영원히 "요정(?)"의 모습으로 남아 유쾌한 여행을 끊임없이 해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 때문에 아쉬운 점으로 남은 것 같기도 하다.
그 외에는 딱히 아쉬운 점은 없었다! 오랜만에 디즈니 OST 중 제일 사랑하는 "A Whole New World"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정말 '지니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한 줄 평 : 다 보고 났을 때 추억이 불러온 아련함, 신나는 음악이 이끌어준 유쾌함, 그리고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스토리 라인이 마음 깊이 남아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 <적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