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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 비엣남 Jun 17. 2021

외국인이 보는 베트남의 문제점

의사가 노래방에 출근을 하는 이유

1. 의사가 노래방에 출근을 하는 이유,


 베트남에 있고 일을 영업쪽으로 하다 보니 가끔 노래방에 손님을 모시고 갈 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노래방을 가면 도우미는 당연히 따라 오는 것이고요. (매매충이니 뭐니 하실수 있지만 이쪽으로는 제법 떳떳하게 살아왔다가 자부할 수 있기 때문에 글에 이 내용을 적습니다. 항상 선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불편한 접대자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나름 노력을 기울이며 가끔 뭐하다 온 사람들인지 짧은 베트남어로 도우미분들에게 질문을 하고는 합니다. 나이는 몇살이고 어디에 무엇을 하는지 등에 대한 간단한 신상정보 말이죠. 뭐 대부분은 미래가 안보이는 젊은 친구들이긴 하지만 가끔 흥미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괜찮은 기업에서 회사를 다니거나 좋은 전공을 살려서 전문직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런 친구들은 뭐 좋은 기업을 다닌다고 월급이 많지도 않으며 시골 집의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싱글맘이라는 사정 때문에 투잡으로 밤일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뭐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저는 알수는 없지만요.)


 하지만 제 기억에 남은 사람은 자신이 의사라고 소개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친구가 허언증이 있나 싶어서 다시 질문을 해 보았는데 자신은 실제로 하노이쪽에서 대학을 나와서 지금 일을 하고 있는 현직 의사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사진으로 자격증 같은걸 보여준 기억이 납니다.)


 왜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하였고 돌아온 답변은 저에게는 약간 충격적이었습니다. 의사를 하는것은 돈이 안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었죠. 베트남에서도 의사라는 직업은  한국처럼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적지않은 돈을 벌며 당연히 많은 똑똑한 친구들이 지원하기를 원하는 직종입니다. 저는 베트남 역시 그렇게 알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친구의 답변은 돈도 빽도 없는 자기는 좋은 병원에 갈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단지 어린시절 공부를 잘해서 의대를 진학했지만 결국 현실은 돈과 빽이 없이는 좋은 병원 배정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였고 돈을 벌기 위해서 자기는 저녁에 이곳에서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저 친구가 특수한 상황이었거니 하고 넘어갔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대를 진학하고 관광 가이드를 한다, 페이스북으로 장사를 하는 등 다른길로 빠지게 되는 것을 많이 보고 듣다 보니,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그친구의 말이 거짓말은 아니였던것 같습니다.



2. 한국어 통역


 쓸대없이 노래방과 의사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제가 생각했을 때 지금 베트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똑똑한 인원들이 딴짓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베트남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가는 학과는 몇몇 특수한 학과를 제외하고는 한국어 학과입니다. 물론 대학교 성적이 그사람의 지능과 업무평가를 모두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유의미하게 참고 할 수 있는 수치라고 생각을 하고요. 어문학을 전공하시는 분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특정 어문학과가 그나라의 인재들이 가는 학과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베트남은 한국어 전공자들의 입결이 가장 높은 상태입니다.


 이유는 잘아시는 것처럼 초봉을 100만원넘게 받을 수 있는 고임금 직장으로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통역들은 거기서 발전을 멈추게 됩니다. 대학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인재들이 단순히 한국사람들의 말을 전달하는 기계 그 이상 그 이하의 위치도 되지 않으며 넉넉한 초봉을 바탕으로 안정되고 발전을 멈추게 되어 버럽니다. 통역이 추가적으로 영어공부를 한다? 회계를 공부한다? 인사를 공부한다? 연구 개발을 위해서 공부를 한다? 100명중에 1명도 저는 그런 사람들을 본적이 없습니다. 발전이 멈춰 버리는 것이죠.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 그러한 똑똑한 인재들은 한국 회사의 통역으로 가야하는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연구를 하고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숫자를 볼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모든 인재들은 한국회사에서 통역원이라는 일로 흡수가 되어 버리죠. 


 사실 통역의 숫자가 많지 않아서 이것이 베트남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거라고 생각 하시겠지만 통역은 하나의 예시입니다. 이 나라의 젊은 친구들? 똑똑한 친구들? 스타트업을 만들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장사를 합니다. 회사를 가지 않고 유흥 가이드 같은 다른쪽에서 일을 하게 되죠. 회사를 다니면? 월급이 적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회사에서의 승진 보다는 퇴근하고 할 투잡들을 더 생각하고 주식과 코인을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똑똑한 인재들이 좋던 싫던 기업으로 가고 기업에서 일을하고 공직에 진출을 하고자 하는데 이 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눈앞의 돈이 중요하다 보니 개인의 커리어 발전 보다는 자꾸 다른일을 하게 되는 것이죠. 눈앞의 돈을 쫓아서요. 개인의 커리어를 쫓는 인재들이 늘어나야 나라가 발전이 생기는거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국민들에게 이러한 생각이 지배적으로 남아 있다는 것, 정치 경제 사회적인 요인, 지정학적 요인을 떠나더라도 개발 단계의 국가가 선진국 그리고 중진국으로 넘어가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요인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 인터넷이 망친 세상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동남아 국가들, 발전이 없을거라고. 평생 중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을거라고 그 이유는 날이 더워서 게으르다, 천성 멍청해서 그렇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왜 이사람들이 게으를까요? 진짜로 날이 더워서 그럴까요? 정말 지적능력이 떨어져서 일까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저는 사람들이 아는게 많아진 것도 요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70년대를 돌아 가보겠습니다. 제가 그 시절을 살아보지는 않아 모든게 다 예시입니다.

마누라 말이 옆집 철수네 아버지가 백만원 남짓해서 포니 자동차를 하나 샀다고 합니다. 이놈의 영감은 무슨돈이 있어서 이 비싼차를 산 것일까요? 회사에서 부장으로 승진했다고 큰소리를 치더니 결국 차를 하나 샀다 봅니다. 옆집에서 사는 미국에서 왔다 갔다하며 보따리상 하는 이가놈에게 이이야기를 전하니 차값이 100만원이 아니라 175만원이라고 합니다. 어머나... 평생 벌어서 그돈은 어떻게 버는가 라고 푸념을 하니 미국에는 천만원이 넘는 차도 있답니다. 그 뭐 말대가리 같은게 차에 달려있다나, 천만원을 주고 차를 사는 놈이 어딨습니가? 라고 물어보니 미국 코쟁이 놈들은 월급이 천만원씩 되는 놈들이 있답니다. 아무리 미국이 잘 살더라도 그런 사람이 어떻게 천지 삐까리로 많습니까... 내가 비행기 한번 못타봤다고 거짓말을 막하네요. 나도 내년에 부장 승진하는데.. 김이사 똥꼬는 어떻게 빨아야 하나... 승진하고 월급이 30만원으로 오르면 저축 조금하면 차를 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다 동성로에 올라가는 새로운 아파트를 사야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숫자도 제품도 다 틀리지만 70년대 한국이면 이런 분위기가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옆집 철수 아버지가 승진을 해서 차를 뽑아도 딜러를 통하지 않으면 정확하게 알 수 없고, 그 시절 헐리우드 배우가 얼마를 벌며 그사람들이 얼마짜리 차를 타고 다는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으면 쉽사리 알기 어려웠을겁니다. 누군가는 그 시절에도 억만장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사실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고 옆집 철수 아버지 처럼 열심히 회사 다녀서 승진하면 천만원짜리 차가 아니라 100만원짜리 포니는 탈 수 있고, 대구에 천만원짜리 아파트는 살 수 있는 꿈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2021년은 다릅니다.


옆집의 응우웬이가 얼마전에 모임에 샤넬백을 들고 나왔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얼마전에 기네스 펠트로가 들고 다녀서 화제가  된 모델이라고 한다. 가격은 1773만원 정도 하는 모델이며 일반적으로는 구할 수 없지만 인스타 그램을 통해서 알게된 미국에 있는 친구가 그 제품을 1853만원 팔고 있는걸 봤었다. 기집애가 그 가방을 들고 기세 등등하니 속이 쓰리다. 


공부는 못해도 얼굴은 반반해서 페이스북으로 헝겁 쪼가리 같은거를 팔기 시작하더니 돈을 꽤나 만졌다고 들었는데... 동창 이야기로는 그돈을 코인에 넣어서 큰 돈을 벌었다고 들었다. 나는 좋은 대학교 나오고 좋은곳에 취직도 잘 했는데... 다음달에 있으면 찍힐 60만원 남짓의 월급으로 나는 언제 벌어서 저가방을 사볼까... 응우엔이가 최근에 아파트를 보러 돌아 다니는다는데 도대체 얼마를 벌었을까... 회사 다녀서는 평생 벌어도 저 돈을 만질 수 없을건데...


요즘은 핸드폰만 있으면 검색에 글씨하나만 넣으면 모든 것이 나오는 세상입니다. 옆집 김씨 아저씨가 얼마를 벌고, 그 아저씨가 산 소나타 가격은 뒷자리 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알 수 있죠.. 그리고 이씨 아저씨가 타는 벤츠의 가격, 그 사모님의 백가격을 검색하나면 쉽게 알 수 있고 그리고 그 가방을 들고 차를 사는 사람이 저 멀리 미국 사람 뿐만 아니라 누군가는 한국에서도 이런것들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욕망은 공통적입니다. 좋은것 잘나가는 것들을 따라가고 싶어하죠. 그리고 그 욕망에 대한 정보를 지금 우리는 너무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이라고 천만원짜리 샤넬백이 백만원이 되는것이 아니며 베트남 사람들 누구라도 샤넬백의 존재를 알고 그것을 사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과 이상이 괴리가 생기면 사람들은 두가지 반응을 보일 것 같습니다. 체념하던지, 다른 방법을 찾던지,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본인들의 위치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평생 다녀도 나는 저 백을 살 수 없겠구나... 그러면 체념을 하고 대충 대충 삽니다. 작은 집은 있으니까요.


그러면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은, 회사에서 돈을 빼돌리거나, 투잡을 하거나, 통역이나 가이드 처럼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로 길을 선택할 것입니다. 경력을 쌓고 일을 배우고 승진을 해서 올라가기에는 주변에 보이는 것들은 너무나도 멀어 보이니까요.


이나라 사람들은 지금 이시대의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 정보를 쉽게 얻어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좋은 것들을 누리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고 정확하게 그 길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상위 1프로 ? 똑똑한 친구들은 어느 나라를 가도 동일한 지적 수준을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상위 1프로의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는 몇몇 외국계 회사, 그리고 그중에서도 소수의 자리 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그 자리에 있는 친구들은 누구보다 근무 열정이 높고 야근도 하고 일도 잘합니다. 그리고 그렇한 친구들은 계속해서 더 경험을 쌓고 좋은 자리를 올라갈 수 있고요. 하지만 그 자리에 가지 못한 그 자리를 가고 싶기에는 참을 성이 없는 기다릴 수 없는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내가 기다리고 싶어도 세상은 날 기다려 주지 않으니까요.


모든 원인이 이것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 나라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특유의 무기력한 느낌들, 그리고 그 생각이 모여서 나라가 더 나아가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4. 세습의 문제


 사실은 이러한 문제점을 부추기는 것은 베트남 내에 있는 뿌리 깊은 계급 때문입니다. 한국은 돈이 없고 가난해도, 역전을 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노통 형님이 그랬던 것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면 변호사 더 나아가 대통령 까지 할 수 있었고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한 회사에서 최고의 위치 그리고 대통령에 까지 올랐던 띵박이 형님도 계셨죠. 가는 길을 달랐지만 최소한 그 시대를 살았던 한국 사람들은 아무리 세상이 어려워도 본인이 열심히 하면 어디까지 올라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베트남은 다릅니다. 이 나라의 변리사가 몇명인줄 아십니까? 1억이 다되어 가는 나라에서 천명이 되지 않습니다. (300명 정도로 기억을 합니다.) 그 사람들은 외국계 기업을 상대하면서 지적 재산권 관련 업무로 돈을 벌고 있으며 추후에 시장이 더 열릴 경우 큰 돈을 만지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왜 이 비전이 보이고 당장 좋은 일들을 하지 않는 걸까요? 예전에 일때문에 미팅을 한적이 몇번 있었는데 거기 대표는 당당하게 이야기를 저에게 했습니다. 자기 아버지가 지적 재산권 협회에서 일을 하다 나오신 분이라고. 결국 이말은 소수에게 열려 있는 이 비지니스는 시험을 잘 쳐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패밀리를 잘 타고나면 얻을 수 있는 지위라는 것이죠.


 좋은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돈을 줘야하고, 집안의 라인을 써야하고, 그것이 없으면 똑똑해서 의사가 되어도 월급 100만원도 받지 못하고 저녁에 누군에게 술을 따뤄줘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계발 도상국이 더 나아기기 위해서는 부질 없는 희망일 지라도 열심히 하면 성공 할 수 있다는 꿈, 그런 꿈들이 모여서 나라가 발전하고 그 발전한 나라를 바탕으로 삶의 질이 나아진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베트남은 개천에서 용이나도 돈과 라인이 없으면 개천 밖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악순환의 끊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나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위의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이나라는 잘 아시는 것처럼 쉽지 않은 일이죠. (2년전에 수능 관련 비리기 대대적으로 터졌었는데... 한국이면 청와대가 불타야하는 사건이었지만.. 이나라는 글쎄요... )


당하는게 익숙하고 이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걸, 이나라 사람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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