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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May 01. 2024

 작은 꽃이 주는 기쁨

재미한 알

남편과 외출하려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가 눈길이 가는 곳을 발견했다.


삭막했던 버스정류장옆꽃밭에 초록이 올라오고 아주 작은 풀꽃이 피기 시작해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차가 아무래도 늦게 올 것 같아 빈 의자를 찾았다.


버스정류장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에 한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고 꽃다운 소녀가 앉아 있었다. 빈자리에 냉큼 앉았다. 남편도 앉으라고 불렀다. 남편은  다리골절  사고 후 조심해야 하는데도 버스에서나 정류장이나 빈좌석에 잘 앉질 않는다.


 소녀 앞으로 두노인이 오니 소녀가 벌떡 일어나는데 싫은 눈치다. 얼굴이 란 게 아마 생리통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 둘이 이내 자리를 떠서  다시  남편을 앉으라고 불렀다.

"이리 와서 앉으라니까" 했지만  쇠고집처럼

끝까지 앉지 않았다.

 옆 할아버지가 " 집이 아저씨야?"느릿하게 말하셔서  "네"했더니

할아버지가 남편을 보고 의자를 탁탁 치면서"앉아요 앉아요"한다.

노인이  하니 그제야 남편은  마지못해 앉는다.


남편이 앉고도 한 사람이 앉을 수 있길래 소녀에게 "앉아요 다리 아파" 하니 "네" 하며   주저하며 앉는다.


진짜 별일 아니지만 서로 앉기를 권하는 마음이  작은 꽃이주는 기쁨처럼 마음이 화해지기 시작했다.


여름으로 갈수록 버스정류장 꽃밭은  초록 초록으로 풍성 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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