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미피케이션
회사 점심 시간만 되면 "어유 지겨워"를 연발하던 동료 K가 있었습니다. 영상 편집 업무라 창의성을 발휘하길 원했음에도 막내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업무지시를 받는 상황에 질린 듯했습니다.
무기력해보였습니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보여 저도 조금은 무기력해졌습니다.
또 다른 동료 A는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3년을 기다린 게임이 출시되었다며, 휴가를 내고 게임의 엔딩을 보고 왔죠. 가끔 같이 게임 얘기를 할 때 조금 신나 보였습니다.
하지만 업무에서는 무기력해보였습니다. 결코 일을 대충하지도 않았고, 실력도 좋았지만 A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는 못했습니다.
혹자는 저성장 시대를 겪은 젊은 세대가 대체로 무기력하다고 말합니다.노력한 만큼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 경험을 여러 번 해서요. 그런데, 아니 그래서인지 A는 게임에 몰두하며 자신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부었어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 덕이지 않을까요?
게임에는 달성 가능한 목표가 있고, 즉각적인 피드백 시스템이 있으며, 가시적인 결과가 있습니다. 이 구조 안에서 플레이를 지속하면 그 끝에는 대개 성취감이 주어집니다. 게임은 경제적 보상 없어도 열심히 하게 만들죠. 재미있으니까요.
이런 게임의 구조를 일에도 적용하면 어떨까요? 예컨대 내 실력이 향상되는 걸 눈으로 확인하도록 경험치나 레벨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식으로요. 혹은, 피드백을 줄 때 긍정적이고 즉각적으로 진행하도록 장려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업무 성과나 일의 결과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되도록이요. 모든 프로젝트에서 끝장을 봐야하는 건 아니니까, 실패에서 배우도록이요.
저성장 시대에 성장을 돕는 방식, 저는 이게 게이미피케이션이라 생각합니다. 회사를 뜯어고치지 않고도 지금의 조건 아래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지루한 일을 즐겁게 만들 수 있다면. 일에서 성취감과 통제감을 지속할 수 있다면.
제가 게이미피케이션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같이 놀면서 이 분야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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