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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는 마음> 추천사 전문 : 한연희 시인

by 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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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노란 불빛의 책방처럼, 채도가 낮고 부드러운 영혼이 그쪽에도 어룽어룽 번지고 있음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그 따스한 번짐이 좋아서 책방에 자주 놀러 간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페이지마다 친구의 다정함이, 친구의 섬세함이 책방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커다란 책을 소장하고픈 마음으로 그렇게 책방을 간다. 좋은 책들을 고르고 손수 편지를 쓰는 이의 마음의 냄새란 책의 냄새와 같고. 게다가 내향인임을 고백하는 친구의 책 속에는, 다른 내향인에게도 최적화된 편안함마저 녹아들어 있다. 역시나 물들어버리는 것이다. 한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도, 한 사람이 담긴 그 글에도. 책을 향한 애정과 타인을 향한 그리움이 뚝뚝 묻어난다. 그렇기에 문장마다 Q며드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하게 된다. 배려로 무장한 책방 구석구석을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경험. 그리고 서점원Q로서의 내밀한 속내까지. 어쩌면 이 책을 읽은 당신도, 서점원Q의 초대에 응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노란 불빛을 쫓아 당도한 그곳, 언제나 거기 서 있을 믿음직한 문을, 당신은 열어보게 될 것이고.


통통, 마음을 돌보는 소리. 이것은 책방의 마법 주문! 통통통! 책을 펼치면 운명처럼 마주하게 될 어떤 마음 앞에서 부디 용기 내 들여다보시길!




- 한연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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