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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장장 Dec 13. 2021

017.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윤성호 감독을 좋아한다. 그의 콘텐츠가 새로 나오면 반색을 하고 달려가 감상하고 아아 더 보고 싶다. 너무 좋다... 아... 윤성호 감독의 영화는 언제 상영관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윤성호 감독의 데뷔작 <은하해방전선>을 다시 본다. 그렇게 본 게 손가락에 꼽을 수도 없을 정도지만, 늘 다시 봐도 낄낄대며 감탄하는 영화다. 인생영화를 꼽는다면 꼭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다른 것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발한 이야기 흐름과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드라마나 영화의 결국 쟤랑 쟤가 저렇게 되겠군. 결국 저 사람이 키맨이군. 결국 저 사람과 저 사람이.. 하며 앞 신을 예상하고 지루해할 틈이 없다. 우리 세상에 다양한 인간군상이 살고 있듯 윤성호 감독의 작품들에도 우리 곁에 있고 또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 작품에 버무려 우리 사회를 돋보기 들여다보듯 하나하나 확대해 다채롭게 펼쳐낸다. 


 이대로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상청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에서 야당 정치인이 되었다가 여당 정부의 문체부 장관이 되는 이정은, 그의 남편 정치 평론가 김성남. 이정은을 정치로 입문시킨 야당 중진 의원 차정원과 차정원의 수행비서였다 이정은의 수행비서가 되는 김수진. 그리고 다양한 성격의 조연들이 반짝인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여당과 야당의 정치 씨름에 정치인으로서 하지 못했던 정책을 장관으로서 해 보이려는 이정은 장관에게 갑작스러운 VIP의 제안도 혼란스러운데 남편이 납치당했다고? 정말 혼파망이라는 말이 따로 없는 이 드라마는 시간이 앞뒤로 정신없이 옮겨 다니며 각 캐릭터들의 시간을 절묘하게 잘라 보여준다. 단순히 이 극을 끌고 나가기 위해 주인공들만 활용한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윤성호 감독의 화법이 빛을 발하는데, 함께 나오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가진 모습들에서 사회적 문제들을 펼쳐 보는다. 이 드라마 속 인물 각자의 이야기들이 청와대 시리즈로 하나의 유니버스를 이뤄도 남을 정도로 허투루 지나가는 사람이 없이 이야기를 가지고 드라마를 구성한다. 


 회차가 나눠지는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좋아한다. 여론에 의해 상황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드라마보다는 감독의 의지와 제작진의 협력으로 끝까지 극을 끌어 나가는 감독과 함께 세계를 이룬 사람들이 보여주는, 나 스스로는 상상력을 펼쳐도 닿지 못할 타인의 삶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요즘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다음 편을 보게 하기 위해서 회차마다 다음회 재생을 누를 수밖에 없게 하는 마지막 장면조차도 드라마의 진부함 그 자체라고 느껴지는 내게  윤성호 감독의 새로운 시리즈는 또다시 새로운 자극을 선사한다. 그 극을 완성도 있게 만든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영상이 쏟아지는 시대라 볼 영화, 드라마 리스트는 꽉 차 있지만 그래도 날을 잡아 처음부터 다시 볼 날을 벼르고 있다. 끝까지 극을 따라가는 흥미로움에 신나게 봤던 첫 회차였다면 그다음은 배우 한 명 한 명을 찾아 필모그래피를 따라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배우 대 향연이었다. 아, 맛있다. 맛있는 밥을 딱 기분 좋을 만큼 먹고 난 기분이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가는 시즌2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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