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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2. 2023

결혼의 의미

결혼을 한다는 것은 어떤 누군가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과 같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어렵고 험난하고 그래서 고귀하다. 그러니 결혼을 한다는 것은 행복을 맞이하겠다는 것이 아닌 어떻게든 그 행복을 창출하겠다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 그 험난함 속에서도 어떻게 행복의 씨앗을 계속해서 뿌릴 것인지, 나의 상대방은 그 씨앗을 뿌릴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 그 험난함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그런 고민과 사고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은 어렵고 그래서 살아하는 사람과 함께여야 그나마 그 어려움이 덜어진다.


가장 힘겨운 순간을 삶의 디폴트로 둬야 한다는 말은 그래야 그렇지 않은 순간들이 얼마큼 축복인지를 느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이란 언제든 그 힘겨움이란 티폴트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를 안고 살아야 그것이 불행이 아닌 응당 지나쳐야 하고 또 다뤄야 할 삶의 한 부분인 것으로 인지할 수 있다. 그래야 당황에 빠지지 않고 그 너머에 다시 찾아올 안녕을 기릴 수 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는가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르게 만든다.


상대방과 함께하는 삶이란 것도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결혼이란 원래 힘겹고 어려운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산다면 우리는 상대방이 그것을 얼마나 덜어내주고 있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혼자 살아가는 인생이 주는 공허함을 인생의 디폴트 값으로 둔다면 함께하여 얻는 결속감과 긴장감이 가지는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함께함의 힘겨움을 전혀 덜어내지 못하는 다른 누군가와의 삶을 디폴트로 두면 지금의 상대방이 그 힘겨움을 덜어내려는 노력이 더 값어치 있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 태도를 가지고 행복의 요소를 계속해서 발견해 내는 것이 결혼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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