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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sh Dec 01. 2022

남들이 나의 선택을 무시한다면..

학위이든 자격증이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사실 피곤한 눈을 비비며 밤을 새고 공부하는 것, 저널 심사에서 무수히 리젝트 당하는 논문을 또 다시 수정하며 어거지로 재제출하는 것, 이런 것들은 사실, 내 자신이 에너지와 시간을 들여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견딜 만 하다.


가장 힘든 것은, 평소 가까운 이들이 내 선택과 결정을 무시할 때다. 내가 박사과정을 하며 느꼈던 것은,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잘 모르거나, 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해 쉽게 폄하하곤 한다는 거다. 대개는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서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지냈던 이들은 실질적으론 모험과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러다보니 남들이 안정된 직장과 삶을 기꺼이 포기하면서 들이는 희생과 노력을 잘 이해하지 못 할 수 있다. 이건 사실, 경험과 공감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박사과정을 하거나 무언가를 준비하면서 내가 반신반의했던 것은, '남들에게 나의 결정에 대해 묻는 것이 좋은 행위일까'였다. 결국 내가 결정하고, 내가 만들어나가며, 내가 책임지는 나의 미래는 내 능력과 자기 확신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참. (이 브런치와 더불어) 유튜브를 하며 대학원 진학과 관련하여 많은 상담 메일을 받곤 한다. 대개는 자신의 대학원 진학 결정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 하는 분들이나, 특정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지 묻는 분들이 꽤 있다. 난 최대한 성심성의껏 이분들에게 답장을 보내는 편이긴 하지만, '이분들의 주변에는 비슷한 문의를 할 만한 분들이 많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장문의 메일을 쓸 정도면, 얼마나 평소에 많은 고심과 외로움을 갖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분들의 메일을 보면 공통점이 일부 있는데, 첫째, 신원을 명확히 밝힌다는 것, 둘째, '용기를 내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난 이런 점들로 하여금, 이 분들의 신실성과 강한 목적의식을 느끼곤 한다.


유튜브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분들을 보곤 한다. 원하는 전공의 전문가, 이를테면 프로그래머로 전직했든, 뒤늦은 나이에 전문직이 됐든, 정말 무수히 많은 경로를 걷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이런 분들도, 무수히 많은 주변의 걱정(?)어린 시선을 이겨내는 과정이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때로는, (가족을 제외하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언제나 내 편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다양각색해지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던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아 조언을 얻기도 힘든 세상일 수도 있다. 그만큼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아진 세상이라 나는 믿는다. 맨땅에 헤딩이라도, 나의 전망과 확신으로 끝없이 도전하고 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미래와 가치는 오로지 자신만이 알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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