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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운 Dec 19. 2016

산넨자카에서 찾은 교토의 별미

산넨자카 골목길의 야츠하시 말차 슈

키요미즈데라 방문 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산넨자카의 골목길이다. 좁은 골목길 양옆으로 상점이 즐비하고,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으로 꽉 찬 거리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관광객으로 꽉 차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오래된 건물, 지붕, 계단, 거리 등등에 눈길을 주고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착하게 되는 곳으로, 유명한 교토의 이노다커피 키요미즈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교토의 분위기상 녹차라면 몰라도 커피는 그다지 떠오르지 않아 방문하지 않았는데, 소문 그대로 멋진 정경을 품고 있는 곳이니 한 번 들러봐도 좋겠다. 

교토 이노다커피 키요미즈점


해가 쨍쨍하고 이미 고도가 높은 산길 산책까지 마친 터라, 온 몸에 수분이 다 날아간 듯할 때 만난 야츠하시 말차 슈를 소개한다. 진열장의 슈를 보는 순간, "이건 꼭 먹어야 해"라고 외칠 수밖에 없는 비쥬얼을 간직했다. 주먹만한 크기의 보송한 슈를 반으로 가르면 안에 꽉꽉 들어찬 달콤한 크림이 뿜어져나온다. 말차 외에도 초코 맛, 바닐라 맛 등이 있었는데, 나는 가장 그럴싸해 보이는 말차 슈를 선택했다. 시원할 때 먹으면 더 맛있는 맛!

야츠하시 크림 슈는 이 부근에서 가장 인기있는 간식거리다.
보송한 껍질 안에 부드러운 크림이 가득한 말차 슈


이 골목길의 묘미는 먹고, 맛볼 거리가 많다는 것 외에도 아기자기한 장식품이나 기념품을 살 만한 곳이 많다는 것이다. 전통 과자 위에 뿌려 먹는 매운 고추가루를 한 통 사기도 하고, 친절한 점원에게 홀딱 반해 물에 타 먹는 매실액을 한 병 구매하기도 했다. 기념품을 파는 상점 앞에서는 진열장 아래 즐비한 작고 귀여운 도자기 소품을 보면서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 어쩜 이렇게 귀여울 수가!


가까이서 보면 그 크기가 엄청난 탑을 지나고, 벽에 걸린 다양한 전통 마스크도 구경하면서 일본 전통 의상을 빼입은 관광객 무리와 그들을 태운 인력거까지 한참을 마주하다 보면 이 재미난 골목길도 끝이 난다. 키요미즈데라가 워낙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시 내려오는 이 길은 오히려 수월한 편으로, 맛있는 말차 슈 하나와 녹차 한 병을 들고 걷다보면 어느새 길 끝에 다다른다. 

목조 탑과 어우러진 주변 풍경이 전혀 21세기 같지 않다.
다양한 표정의 마스크가 걸려 있는 골목길도 있다.


이 골목과 교토의 이미지가 오버랩되는 부분은 이상하게도 오래되었다, 전통적이다, 현재와 다르다는 등의 느낌이다. 전통 의상을 입고 인력거 상품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나 전혀 현대적일 것 없는 거리 곳곳에서 마주하는 풍경이 그런 기분을 들게 하는 것 같다. 높은 건물도 찾아보기 어렵고, 길에 지나다니는 택시나 버스마저 현재와 어울리지 않게 오래되어 보이는 이곳, 현재의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그 묘한 정경이 교토에 또 가고 싶다는 기분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탈 거리에 올라탄 사람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어디를 둘러봐도 높은 건물이 없고 현대적인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런데 왜 또 가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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