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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운 Dec 22. 2016

교토 여행, 관광지가 아니어도 좋아

교토 대학교와 나나즈 그린 티

교토에 방문했을 때 특별히 교토 대학교에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건 학교가 관광지에서 가까웠던 것도 있지만 이 대학이 일본에서 매우 유명한 학교라는 이야길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위 수재들이 입학한다는 곳이라 학교 정경도 감상할 겸 근처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 근방에서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교토 대학


학교 기념품을 파는 숍을 찾던 중 방문한 단대 로비에는 한국말로 쓰여진 학교 안내도가 비치되어 있다. "교토대학 그림 지도"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팜플릿에는 학교 곳곳을 소개하는 자세한 그림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나처럼 학교가 궁금해 이곳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았던 걸까? 벽에 걸린 프로젝터에서 학교 소개와 관련된 영상이 계속 틀어지고 있었는데,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교토 대학교에서는 세포 연구 등 의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교토 대학 구내에서 발견한 한국어로 된 교내 그림 지도


학교의 상징은 정문 앞에 심어진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지만, 학교 정문도 백여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념물이라고 한다. 으리으리할 것 없이 소박한 느낌이 컸다. 재미있던 건 사진 촬영 등을 하며 교내를 돌아보는 동안 교복 입은 고등학생 방문객들을 유난히 많이 볼 수 있었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도 입시철이 시작되면 그 전에 가고 싶은 대학에 미리 방문한다거나 유명 대학교를 찾아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진다고 하는데, 비슷한 환경의 일본이니 그런 점도 닮은 게 아닐까 싶다.

중앙의 나무와 시계탑 앞은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교토 대학교의 내부를 거닐다 보면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자전거를 볼 수 있다. 교토 대학을 나온 일본인 친구에게 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매우 인상 깊게 봤던 이 어마어마한 수의 자전거 이야기를 꺼냈더니, 과연 교토 시내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인구가 매우 많다고 말해주었다.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든 자유로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도시 생활에 색다른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이걸 반대로 생각해보면 교토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전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도로 등의 주변 환경이 최적화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교내 빈 공간을 가득 매운 자전거의 물결


학교 내 자전거 주차장에는 도난 방지를 위해 자전거의 어떤 부분에 어떻게 체인을 묶어야 한다는 안내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건데, 이걸 만든 학생들의 위트가 느껴져 사진에 담아봤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 만큼 도난 사고도 많이 일어나나 보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관리도 꼼꼼하게 해야 하나 보다.


학교 밖으로 나오니 거리 풍경도 우리나라 여느 대학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이제 거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공중전화 부스도 놓여 있다. 일본도 휴대전화 사용률 등을 고려해보면 공중전화를 사용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한 연두색의 공중전화가 예뻐서 여기서도 사진을 한 장 찍어봤다.

교토 대학 길가에서 만난 공중전화


교토 대학 관광을 마치고 시조도리 부근으로 이동해 기온 거리의 야사카 신사 방면으로 걷다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카페가 한 곳 있다. "나나즈 그린 티(Nana's green tea)"라는 이름으로, 교토에도 여러 곳에 지점이 있는 모던한 카페다.

나나즈그린티(Nana's green tea) 카페의 메뉴


메뉴 이름은 정확히 생각나지 않지만 아이스 녹차라떼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려주는 이 음료 강추! 일본의 소프트 아이스크림 자체가 우유 맛이 강하고 맛있는데다 녹차라떼와 매우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카페 이름이 "나나즈 그린 티"라서 커피보다는 녹차 음료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으로 주문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된 녹차 메뉴였다는 생각이다. 

녹차 프라페 정도의 이름이 아니었을까? 아이스크림이 매우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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