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Go on a trip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운 Jan 05. 2017

JR 타고 교토에서 오사카로 이동하기

가자, 제대로 북적이는 도시 오사카로!

보통 오사카나 교토를 다녀온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사카를 근거지로 삼아 교토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여행 계획을 세울 당시에 교토를 더 메인으로 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칸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바로 이동한 후 교토를 관광하고 오사카로 이동했다. 교토에서 오사카로 이동한 후에는 여정을 마치고 다시 칸사이 공항으로 이동해 인천으로 돌아오는 식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JR 교토역이나 오사카의 우메다역은 내가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최고의 혼잡함을 선사해주었다. 수많은 철도, 지하철, 상행선, 하행선이 얽혀 있는 이 두 역, 특히 오사카에서는 어떤 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상상 이상의 규모 덕분에 초행자로서 잔뜩 주눅들 수밖에 없었다.

JR을 타고 교토에서 오사카로 이동한 후 지하철을 타기 위해 환승하는 길. 우메다역 주변으로 쇼핑 센터 등이 밀집되어 있어 극도로 혼잡하다. 


교토역은 교토 여행의 랜드마크로, 일본 전역을 여행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오사카행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기차표의 가격은 560엔이다. 기차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바로 오는 차 중에서 급행이나 일반을 골라서 탑승하면 된다. 

한적한 교토 시내를 상상해선 안 된다. 최고로 번잡한 교토역은 어딘가로 이동하는 사람들로 매우 북적인다.
교토에서 오사카로 이동할 때 구매한 기차표


사실 표 사는 건 어렵지 않은데 기차를 타는 플랫폼을 찾는 게 매우 어려웠다. 역에는 한글로 친절하게 행선지가 모두 적혀 있으나 똑같은 도시가 각각 다른 플랫폼에 표시되어 있으면 초행자로서는 대체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리게 마련이다. 이때는 주저할 것 없이 인포메이션을 찾아가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자칫하면 그 넓은 교토역을 한참 헤맬 수 있다. 교토역은 일반 기차부터 신칸센까지 탈 수 있도록 교통편이 다양하고 북적이는 사람들로 매우매우 혼잡하므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교토역에서 기차를 탈 수 있는 플랫폼 번호는 30을 훌쩍 넘긴다. 제대로 묻고 찾아야 길을 헤매지 않는다. 


플랫폼을 찾아 내려갔다면 정확한 위치를 찾아 서는 일만 남았다. 안내판에 행선지별로 기차가 오는 방향이 잘 표시되어 있다. 다만 헷갈리기 쉬운 건 우리나라처럼 급행 기차가 있다는 것이다. 급행은 전광판에 따로 급행 표시가 되어 있고 줄을 설 때도 일반 기차와 달리 오른편에 따로 선다. 자주 오지 않는 대신 시간만 맞출 수 있다면 행선지까지 더 빨리 도착하기 때문일 것이다. 급행을 타지 않더라도 교토에서 오사카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행선지에 따라 기차를 타야 할 곳이 다르다. 교토에서 오사카를 오가는 급행 열차도 같은 플랫폼에서 탄다.  


JR의 기차 내부는 매우 평범했는데, 특별히 표에 좌선 번호가 표시된 것이 아니므로 편안한 곳에 앉으면 된다. 나는 일반 기차를 타고 오사카로 향했는데 십여 개의 역을 지나면서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주말 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기차를 이용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기차에서는 창 밖을 구경하며 일본의 도시 풍경을 감상했는데, 오사카를 향할수록 교토에서 보기 어려웠던 높은 빌딩과 큰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JR 기차의 내부. 좌석 번호가 따로 없어 빈 자리에 앉으면 된다.


짧은 기차 여행을 마치고 오사카에 도착하면 나 같은 길치에게는 또 한 번의 고비가 찾아온다. 이곳은 지하철도 여러 노선이 지나다니고 기차까지 상행, 하행으로 정신이 없는 곳이다. 역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교토의 고요함과는 거리가 멀다. 높은 빌딩숲이 펼쳐지며 큰 도시의 위엄을 여지 없이 보여준다. 그야말로 정신없음이 무엇인지 여실히 나타나는 곳이다. 

오사카역은 남문, 북문 등 게이트가 여러 곳이고 지하철과도 연결되어 있어 길 찾기가 복잡한 편이다. 


오사카에 숙소를 정했다면 근처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우선 역을 빠져나가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인포메이션이나 안내판, 지도 등을 적극 활용한다. 나는 미도즈시 라인을 이용해 난바 부근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는데,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기차역에서부터 어마어마한 규모의 쇼핑 센터를 지나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이 쉽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차역이 지상에 있다면 지하철은 지하로 다닌다. 몇 개 층을 내려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아는 길도 짐 들고 걷다보면 지치기 쉬운데, 더구나 초행길이라면 긴장감은 더하다. 몇 개 층을 오고가며 지하로, 지하로 향하다보니 지하철 SUBWAY 표시가 나타난다. 길은 한 번 익히고 보면 찾아다니는 게 별것 아니나 초행길에는 당황하기 쉬우므로 잘 묻거나 주변을 잘 보고 다니는 게 좋다. 

미도즈시 라인의 우메다역. 오사카의 중심가인 난바 지역으로 이동할 때 유용하다.


사실 오사카에서는 지하철을 내려 숙소를 찾아갈 때도 길을 많이 헤맸다. 사각형으로 각 잡힌 도로, 높은 건물은 모양도 비슷비슷하고, 짐은 무겁고. 아마 광화문이나 종로에 외국인이 떨어져도 비슷한 심정을 느끼지 않을까. 오사카에서 기차만 내려도 단번에 교토와의 차이가 느껴진다. 소박하고 한적해서 기분 좋게 머물렀던 교토를 떠나 이제 제대로 된 대도시의 위엄이 풍겨오는 오사카에 도착한 것이다.

드디어 제대로 복잡하고, 제대로 번화한 오사카다. 오사카 관광의 일번지 난바


매거진의 이전글 교토 여행, 관광지가 아니어도 좋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