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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운 Jan 20. 2017

오사카 먹거리 3대 천왕 - 꼬치튀김

오사카여행, 신세카이 쿠시카츠 다루마에 가라!

오사카에서 "원조 꼬치튀김을 맛보자!"고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을 텐데, 사실 꼬치튀김의 원조라 불리는 오사카의 "쿠시카츠 다루마"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처참한 흥행 실패와 함께 문을 닫았다는 아이러니한 곳이다. 한때 홍대 근방에서 특유의 우락부락한 아저씨 얼굴을 건물 전면에 매달고 성업했던 것으로 익숙한 곳이 아니던가. 한국에 있을 때는 전혀 맛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 이 꼬치튀김인데, 오사카에선 놓쳐선 안 될 주요 먹거리라니 여행이란 참 별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서와, 신세카이 쿠시카츠 다루마는 처음이지?


쿠시카츠 다루마는 난바의 도톤보리 근방에도 여러 곳이 운영 중이지만 신세카이 지역이 워낙 꼬치튀김으로 유명하고 원조라 불리는 점포가 계속 영업 중이라고 해서 찾아가보기로 했다. 사실 꼬치튀김이 뭔지 잘 모르긴 했지만 여행을 준비하며 봐왔던 비주얼이며 오사카 3대 먹거리 중 하나에 반드시 꼽힌다는 소문을 들었던지라 망설임없이 저녁식사로 꼬치튀김을 선택했다.

건물마다 번쩍이는 광고 모형과 장식을 달아둔 건 다른 지역과 비슷하나 신세카이의 첫인상은 이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세카이 근방에는 광관지로도 유명한 텐노지 동물원 등이 위치해 있는데, 이 주변의 먹자 골목은 우메다나 난바의 도톤보리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화려한 간판, 건물을 뒤덮은 광고 모형 등은 유사하나 신세카이 먹거리 골목 안에 위치한 음식점들은 이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 매우 서민적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대학가에서 도란도란 모여 앉아 파전에 동동주 마시던 전집 느낌이랄까.

저녁시간에는 가족 단위로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화려하게 들썩이는 분위기보다는 뭔가 여유가 더해진 소박함이 살아 있고, 실제 오고가는 인파를 살펴봐도 젊은 사람들끼리 왁자지껄하게 어울리는 경우보다는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나들이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서울에서 봤던 쿠시카츠 다루마를 떠올리면서 번화가에 어울리는 선술집 정도를 머릿속에 그렸던 것과 비교하면 느낌이 매우 달랐다.

신세카이에서도 원조라는 쿠시카츠 다루마 점포 앞은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 매우 붐빈다.


신세카이 지역에는 원조라는 쿠시카츠 다루마의 점포가 최소 4곳 이상되고, 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꼬치튀김 전문점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의 골목골목에 위치한 음식점이 전부 꼬치튀김 가게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다. 내가 신세카이를 방문했던 저녁시간에는 이 지역의, 그 많은 꼬치튀김 가게가 하나같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곳은 오사카에서도 "꼬치튀김의 성지" 정도의 위치인가 보다. 골목을 이리저리 돌고 찾아찾아 원조 중의 원조라는 쿠시카츠 다루마의 본점에 다다랐으나 길게 늘어선 줄 앞에서 한 번 좌절하고,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다른 점포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벽면에 붙어 있는 일본어 메뉴. 한국인이 방문하면 점원이 한글로 된 매뉴얼과 메뉴판을 보며 이용법 및 메뉴를 설명해준다.


발길을 돌려 찾아간 곳도 쿠시카츠 다루마의 다른 점포이긴 하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위치에 따라 사람이 조금씩 더 붐비고 덜 붐비고 하나보다. 짧은 시간이나마 밖에서 줄을 선 후 가게 안으로 들어갔는데, 한국인 방문객이 많은 때문인지 아예 한글로 가게 이용 방법을 설명해주는 매뉴얼이 비치되어 있다. 점원은 한글 매뉴얼을 들고와 꼬치 먹는 법을 설명해주고 주문까지 함께 받는데, 일본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벽에 붙어 있는 개별 꼬치 메뉴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해 불가라, 제일 편리한 세트 메뉴로 꼬치 개수만 정해 주문을 마치고 맥주를 추가했다. 세트 메뉴는 꼬치 개수에 따라 다르지만 가격은 대략 1300엔부터 시작한다.  

간편하게 선택한 세트 메뉴. 여기에 맛있는 맥주를 추가했다. 음식 값보다 술 값이 체감상 조금 더 비싸다.


쿠시카츠 다루마에는 간장처럼 보이는 짬쪼롬한 꼬치튀김 소스에 꼬치를 푹 적셔서 꺼낸 뒤 두 번 이상 담그지 않고 본인의 앞접시에 놓고 먹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친절한 한글 매뉴얼에는 이 소스통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위생을 위한 조치라고 다. 나름 합리적인 이유라 규칙을 잘 지키며 꼬치튀김을 맛봤다. 다양한 종류를 세트로 시켰기 때문에 어묵 맛도 나고, 고기 맛도 나고, 꼬치마다 맛이 제각각이었다. 게다가 서비스로 제공되는 샐러드 양배추도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매우 맛있다. 꼬치 자체의 맛도 맛이지만 제공되는 소스맛이 이 꼬치튀김을 먹을 땐 중요한 것 같았다.

튀김 안주에 맥주의 조합으로 저녁식사 해결!


짠 걸 즐겨 먹지 않는 편이라면 일본의 모든 음식이 그렇듯 조금 짜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꼬치는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튀김 요리 아니던가. 다양한 식감을 자랑하는 바삭한 꼬치튀김과 맥주를 곁들이면 저녁식사 대용으로 손색이 없다. "쿠시카츠 다루마를 제대로 즐기려며 저렇게 먹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해준 옆자리의 일본인 가족은 세트로 시키지 않고 각자가 원하는 맛의 꼬치를 계속 추가로 주문했고, 어른들은 맥주도 한잔씩 곁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음 번에 다시 쿠시카츠 다루마에 간다면 맛있는 꼬치만 쏙쏙 골라놨다가 나도 저렇게 꼬치튀김을 주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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