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이 없다는 것, '일간 이슬아' & ‘Planeta’
일상에서 나는 늘 '날'이 서있다.
ENTJ인 나는 무얼 하든 최선을 다하고
잘하는 사람이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언제나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와인을 마시는 순간을 사랑한다.
모든 긴장을 풀고 내가 좀 나태해져도 괜찮은 순간
'좀 못하면 어때. 계속한다는 거에 의미가 있지 뭐' 라며 인생의 무게를 좀 가볍게 덜어낼 수 있는 시간.
그 시간만큼은 어떤 공상을 해도,
감성 100%의 사람이 되어도, 헤프게 웃어도,
드라마 남주에 푹 빠진다고 해도, 혼자 춤을 추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엄격한 스스로에게 해방되는 소중한 일탈의 시간.
이런 핑계로 꽤나 자주 와인을 마시는데
늘 훌륭하고 좋은 (비싼) 와인을 딸 수는 없다.
그래서 여름날 내가 가장 자주 찾는 와인은
‘Planeta'이다.
‘Planeta’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방의 샤도네이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으로 매우 솔직 담백하다. 어떤 기교가 없다. 여름날 화이트 와인에 기대하는
딱 그만큼의 보장된 맛.
차갑게 칠링 한 화이트 와인과 함께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고 싶을 때 오픈하면 절대 실패가 없을 와인.
그리고 훌륭한 가격과 접근성도 아주 큰 장점이다.
(이마트와 와인앤모어에 가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 이번 여름밤도
자주자주 플라네타 샤도네이와 함께 하고 있다.
괜히 비싸고 궁금한 와인을 사 왔다가 실패할 일도 없고 맛없고 싼 와인을 사 와서 나의 소중한 저녁시간을 망칠 일도 없다
평일 저녁 퇴근과 운동 후 내게 남은 2-3시간을
가장 확실하게, 즐겁게 만들어줄 보장된 아이.
그 와인이 바로 내게는 'Planeta' 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일간 이슬아' 를 읽으며
‘Planeta’ 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가 에세이에서 기대하는 '솔직함'과
작가의 생각이 나와 비슷할다고 느껴질 때
받을 수 있는 큰 위로와 동감
SNS나 유튜브의 좋은 순간 들로만
편집된 모습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희로애락이
들어있어 더욱더 공감 가는 글들.
접근성 좋게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처럼
'일간 이슬아'는 요즘 나의 데일리 에세이이다.
그리고 여전히 일간 이슬아를 연재하고 계셔서
책과 문장이 소진될 걱정도 없고 아직 읽어야 할
작가님의 책, 인터뷰들이 많아서
나의 여유 시간은 아주 풍요로워졌다.
밖으로 외출하기도 힘든 무더운 여름밤,
차갑게 칠링한 ‘Planeta 샤도네이’ 한잔과
‘일간 이슬아’의 문장을 음미하는 시간을
이번 주말엔 꼭 한번 가져보시길 바라며!
Winery: Planeta
Grape: Chardonnay
*솔직해서 공감 가던 일간 이슬아의 문장들
'하지만 하마와 하마를 둘러싼 이야기를 듣는
요즘이 나는 좋다. 걔랑 놀다 보면 이 세계가 이전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인지되고 한다.
하마의 눈과 귀를 빌려서 무엇을 보고 듣는 동안엔 외롭거나 허무할 겨를이 없다.'
'좋은 섹스란 나르시시즘의 극치일지도 몰랐다.
상대 앞에서 내가 야할걸 확신하는 순간에만
가능했다. 네가 그렇게 봐주는 동안엔 내가 아는
나보다 근사해질 수 있다.'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그건 비밀이랄 것도 없다.
나는 아름다움 때문에 그를 사랑했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어느 순간 아무 말 안 하고도 우리는 너무 괜찮을 수 있다. 가끔 사랑은 그런 침묵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기도 한다.'
'사람을 좌절시키는 건 고생 자체가 아니라
무의미일지도 몰랐다.'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혹은 돈도 시간도 없어서, 혹은 돈도 시간도 있는데 마음이 없어서, 혹은 마음이 있긴 있는데 엇갈려서,
우리는 행복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에
자주 실패해.
내 맘이 당신 맘과 다르고, 자꾸 눈을 피하고,
우린 서로 모르고, 그게 제일 그렇지 뭐.
그 밖에 수많은 이유들로 쉽게 언해피 아워를 보내.
… 이제는 그저 아워를 생각해. 섣부른 기대와 실망 없이 의젓하게 시간을 맞이하고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평생 못될 것 같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