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태훈 Oct 11. 2017

나눌수록 좋은 '아이디어'

묵히면 똥 됩니다

요즘 누굴 만날 때마다 난 나중에 꼭 샐러드 가게 차릴 거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보통 아이디어에 관해서는 시시콜콜 생각한 것들까지 모두 얘기하는 편이다. 누군가는 금과옥조로 여기는 아이디어를 여기저기 떠벌리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금 덩어리가 아니다. 꽁꽁 싸매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저 작은 씨앗일 뿐이다. 이 씨앗을 앞으로 큰 나무로 만들어 실한 과실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품종의 씨앗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 또한 기르기 나름 아닐까. 아무리 품종이 좋아도 키우기에 따라 결과는 미약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씨앗에 그리 집착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하면 잘 키울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이디어 공유는 무언가를 키우는 이들이 서로 노하우를 주고받는 행위와 비슷하다. 일단 내 이야기, 내 상황, 내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그 피드백을 통해 다시 대화가 이뤄진다. 여러 대화 중의 몇 가지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간과한 영역이다. 아이디어를 수행할 나의 입장과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고 그에 따른 생각도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별 얘기 아닐지라도 내가 아닌 타인의 말속에 아이디어를 키울 거름이 존재한다. 갑론을박이 없는 나만의 아이디어는 ‘온실 속의 화초’에 불과하다. 


이 믿음 때문에 나는 아이디어를 여기저기 이야기하며 다닌다. 별 시답잖은 아이디어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럴 싸한 무언가가 되기도 하고, 혼자 생각하기로는 슈퍼 어썸했던 아이디어도 별 거 아닌 거적이 되곤 한다. 그래서 생각을 나누는 행위가 중요하다. 술을 마시고, 차를 마시는 그 짧은 시간에도 아이디어를 작게나마 검증할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