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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훈 Sep 01. 2017

바보야,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생존을 위한 언론사들의 경주 

언론의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위기에 처한 건 언론이 아닌 언론사입니다.


언론사들은 신문 구독, 광고 수익 감소로 원치 않는 변화를 강요당합니다. 이들에게 디지털은 새로운 기회이지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죠.


변화는 생존의 필수 조건입니다. 패러다임의 변화, 시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기업 만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들은 변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혁신 보고서 유출 사건 이후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죠. 100m 달리기를 하듯 언론사는 너 나할 것 없이 디지털 경주에 매진 중입니다. 종목도 다양합니다. 이머시브 스토리텔링, 카드, VR, 동영상 등등…


그럼 이 경주에서 승리한 자는 누구일까요? 아마 업계 분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이제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기긴 누가 이겨?” 


맞습니다. 누가 이기고 지고를 따질 필요가 없는 시점입니다. 달리기라면 고작 스타팅 블록에서 발을 떼었을 뿐입니다. 그럼 지금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방향’입니다. 언론사가 달려야 하는 디지털이라는 운동장에는 트랙이 없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려놓을 수도 없습니다. 제대로 가본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독자 확대를 통한 생존’이라는 결승점 만이 저 멀리 어렴풋이 보입니다.


문제는 '장애물’입니다. 현재의 언론사는 여기저기 놓여 있는 장애물에 제대로 달리기는커녕 걷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수익 감소, 한정된 자원, 쉽사리 바뀌지 않는 내부 조직원의 인식 등에 생존과 혁신은 휘청거립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결승점까지 어떤 위험과 난관이 도사리는지 모두 알 수는 없겠죠. 눈 앞에 보이는 중간 지점까지라도 잘 나아가야 합니다. 피해야 할 것과 극복해야 할 것들로 장애물을 나눠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청사진을 그려야 합니다.


물론 이 청사진이 단번에 우리를 결승점으로 데려다 주지는 않습니다. 계획한 지점에 가깝게 다가서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절벽이 보일 수도 있고, 알고 보니 훨씬 더 멀리 돌아가는 길임을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행하며 만들어진 실패는 성공의 발판이 됩니다. 분명 배울 점과 쓰임이 있습니다. 단순 많이 실패하란 말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 우리의 실패는 ‘계획한’ 실패여야 합니다.


‘계획한’ 실패 이후 다시 방향 전환을 해야 합니다. 지금껏 여기까지 오는데 들였던 자원과 노력을 아까워해서는 안됩니다. 리더들은 내부 조직원들이 이를 ‘또 하나의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인식은 바이러스와 같아서 잠시 틈을 주면 순식간에 번식하죠. 전략이 합리적이었다면 실패는 그 자체로 실패가 아닌 ‘성공의 발판’이 된다는 사실을 꾸준히 알리고 설명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다시” “다시” 다시” 시도하면 언젠가 언론사들은 결승점에 도착할 겁니다.


물론 그 결승점이 또 다른 시작점이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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