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난데 : 열무김치
2020년에 화북에 성기열강사네 블루베리 사러 갔다가 성기열강사가 떠안겨준 열무
덕분에 첨 열무김치 담가봤다.
엄니한테 문자로 과외받아가며 담근 게 지나고 보니 내용에 웃기는 포인트가 가득해서
저장해 두었다
그중 가장 웃긴 대사는
엄마:니가 뭘 할 수 있겠니…
이 어조는 지금까지 ( 아마도 평생) 이어지고 있는 부분이다.
난 엄니가 볼 때 뭘 해도 제대로 하겠나 싶은 얼치기 같은 존재쟈나.
그나저나 이때만 해도
나는 엄마가 고생해서 부엌일 하시고 김치같은 거 담그고 하시는 일들을 안타까워하고 고마워하고,
엄마는 자신의 딸은 힘든 부엌살림 안 하고 어디서 대접이나 받고 김치같은 건 당신이 다 해줘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기조였다.
그러나 2024년을 하루 앞둔 오늘의 우리는, 나의 경우는 어휴 이 귀찮은걸 내가 다하고 있네 이러다 한식 전문가 되겠어.. 하는 너낌이고, 엄니는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직접 하실 수 없어 내가 하는 걸 보기만 하셔야 하는 상황이니
안쓰러움은 넘어서 자신이 못하시니 내가 대신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시는 것 같달까.
ㅎ
그래도 이때를 기준으로 모르는 건 엄청 묻고 또 엄마는 그걸 답해주고
내가 만들어내는 걸 서로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와중에 배터리 1%라 심장이 조여 온다.
낸중에 영상으로 만드러 보겠다며 빠떼리 1%이 와중에 동영상도 찍어두었더라.
그러나 전체 영상이 없다.ㅎㅎㅎ
이후에 깨달았다. 영상편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과물 사진도 없는데!
기억에 남은 바로는 맛은 상당히 괜춘했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구현해 내다니.
김치를 담그다니 난 대단해.
이때만 해도 앞으로도 엄니가 계속 김치를 담가주시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건 같은데
이렇게 엄니의 어깨부상으로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 갑자기 닥치니
바통터치가 너무 빨리 온 게 아닌가 괜히 울적해지는 기분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