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성환 Jan 15. 2023

자신의 죽음에 대한 자결권 존중

내 어린 시절 미남의 대명사였던 알랭 들롱의 안락사 결정

#Pigcky’s #news #Alain_Delon  #French_actor #euthanasia #chosen #프랑스배우 #알랭들롱 #안락사선택

/

2022년 3월 20일

1935년생, 올해 87세를 맞은 프랑스의 배우 알랭 들롱이 자신의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아들 안소니_Anthony가 아버지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자 딸인 아누슈카_Anouchka가 대신 동의 했다고 전해졌다

-

1957년 "여자가 다가올 때_Quand la femme s'en mêle"로 데뷔한 후 1960년 "태양은 가득히_Purple Noon, Plein Soleil"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514

이 영화는 1999년 앤서니 밍겔라 감독이 맷 데이먼과 "리플리_The Talented Mr. Ripley"로 리메이크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820

-

단정한 중절모, 깃을 세운 트렌치코트를 입은 모습으로 <한밤의 암살자>, <시실리안>, <암흑가의 두 사람> 등 "프렌치 누아르_프랑스 암흑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 주로 출연하며 그의 이미지는 고착되었다. 천사의 얼굴을 가졌으나 젊은 시절 굴곡 많은 삶을 겪은 탓에 묘한 분위기를 가진 그는 종종 과평가 되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

미대입시를 위해 화실을 다니던 고등학교 시절 일본의 영화잡지(스크린인지 로드쇼인지 가물가물)에서 그의 얼굴을 발견하고 들고 다니던 스케치북에 녹색 색연필로 따라 그렸던 기억이 난다. 그 얼굴을 그리며 오늘의 그를 예상할 수는 없었다. 그저 그의 아름다운 얼굴의 조형성만을 눈으로 관찰하고 옮겼을 뿐... 그로 인한 동경은 대학 입학 후 경복궁 옆 프랑스문화원에 드나들며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으로 이어졌다.

오늘 페친 이연수 님 덕분에 그의 안락사 결정 뉴스를 접하고 1980년의 기억이 불현듯 소환되었다

-

젊은 시절 성공과 주목을 받은 사람들은 노년의 삶이 구속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다. 마음은 그 시절과 다름없는데 그 마음을 담은 육신은 늘어지고 아름다움은 휘발되어 버려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을 때 느낄 낭패감에서 스스로 벗어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의 주인공 장 루이 마르탱은 눈꺼풀 외에 손가락 하나도 까닥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이른바 "전신마비_locked-in Syndrome". 병간호를 하는 가족들이 지쳐 떠나가는 것을 말 한마디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자살조차 불가능한 상태에서 주인공은 흑화 될 수밖에 없다. 알랭 들롱의 안락사 선택기사를 보며 소설 <뇌>가 생각난 것은 "죽음의 공포" 못지않게 "여생의 공포"를 이 소설을 읽으며 실감했기 때문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286707

-

인간은 경기 전까지의 모든 불행과 고통을 자신의 삶에서 무의식적으로 배제시킨다. 그렇기에 막상 닥치면 속수무책으로 절망에서 허우적거리게 될 수밖에 없다. 그 절망을 스스로 끝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사회적인 인식은 그 결정조차 무능하고 의지부족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삶의 의지가 존중받아야 하듯이 죽음에 대해 건강한 상태에서의 결정도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

자신을 둘러싼 모든 내외부의 절망에 내몰려 타의적으로 목숨을 끊는 자살과 그 단계에 이르기 전에 결정하려는 안락사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제도 외에도 안락사는 가난한 개인이 실행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겠지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