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미소를 짓는다는 건
나 자신을 목격했을 때다
나의 미세한 감정에 솔직했을 때다
그것을 치부하지 않고
그것을 커다란 감정에 엮지 않고
그저 그대로 내 모습이 투영되었을 때다
그런데 그것이 한순간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
허무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끌어내기 위해 온갖 나의 감정들을
쏟아붓는다
그러므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굳건하지도
우리는 그렇게 철학적으로 다가서지도 못한다
그것은 애달픔에 몸부림하는 비명이다
이 순간이만이라도 기억해야 하는 강박이다
흘려보내는 것이
아쉬워서 그저 그대로 희미하게 미소 짓고
또다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는 것이
나의 반항이고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