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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Dec 22. 2024

지식산업센터에서 버섯재배를 하면

지식산업센터에서 버섯재배를 한다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지식산업센터에서 버섯재배를 한다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지식산업센터에서 베타글루칸을 다량 함유한 꽃송이버섯을 재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화하려는 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기업에서 도시농업의 일환으로 지식산업센터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것을 고려하는 분을 만나 이야기한 적이 있다. 

꽃송이버섯을 하려고 하시는 분은 전해 들은 것이라 자세히 알 수 없었다.

표고버섯을 재배하려는 분에게 경제성을 검토해 보았는지 물어보았을 때 배양된 배지병 가격과 병단 생산량, 그리고 판매가격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가장 저렴하게 배양된 배지병을 구매하고, 가장 높은 수율을 수확량을 달성하고, 가장 좋은 가격을 받았을 때를 기준으로 100% 판매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경제성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분들의 경제성 평가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지식산업센터에서 버섯재배를 한다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 개인적인 결론은 '어렵다'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의 버섯재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리고 생산 역시 상당히 큰 규모의 업체들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시장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등 시장규모가 좀 큰 버섯종류는 국내 수요량 보다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이것은 시중에 유통되는 버섯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태에서 지식사업센터 같은 공간이 제한된 곳에서 수작업으로 버섯을 생산한다면 원가경쟁에서부터 따라갈 수 없다.

버섯이라는 상품의 품질 문제도 있다.

수십 년 동안 공정을 안정화시켜온 버섯업체들이 생산하는 버섯의 품질 수준을 따라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유통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과 품질부터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은 성공이 어렵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버섯재배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버섯균사가 배양된 배지병을 구매해서 재배하는 것만 이야기한다.

이것은 사업적 접근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게 비즈니스모델을 만들면 버섯균사가 배양된 배지병을 판매하는 회사의 마음에 따라 재배하시는 분들의 수익과 손익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래도 지식산업센터에서 버섯재배를 통해 돈을 벌려고 한다는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버섯균사를 배양하기 위한 배지병을 준비하고 배양하는 공정을 자체적으로 소유하든지 아니면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제성 있는 고정가격으로 공급받을 준비가 되어야 한다.

버섯균사를 배양하기 위한 배지병을 준비하고 배양하는 공장은 지식산업센터에 들어오기 어렵다.

왜냐하면 배지의 원료의 량도 많고 살균과 냉각, 발효 등의 과정에 냄새가 많이 나서 지식산업센터 자체에는 설치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일정규모 이상의 규모화가 필요하다.

베타글루칸이라는 소재를 목적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꽃송이 버섯은 문제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문제는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에 소재가 되려면 일정 수준이상의 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급을 시도하는 것도 어렵다.

규모화라는 것이 생각보다 클 수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언급한 버섯균사를 배양하기 위한 배지병을 준비하고 생산하는 공정을 자체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버섯재배사업의 핵심적인 기술은 이 첫 번째 언급한 버섯균사를 배양하기 위한 배지병을 준비하고 생산하는 공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생산된 버섯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후속가공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꽃송이 버섯에 베타글루칸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말은 많이 하는데 이것을 어떤 식으로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높일지에 대한 준비를 하는 곳을 보지 못했다.

고부가가치 농산물이라는 것은 대부분 시장규모가 작아서 많이 생산되지 않거나 생산 자체가 어려워서  부가가치가 높은 것이다.

지식산업센터에서 수직농장으로 버섯을 재배한다면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꽃송이 버섯도 재배가 어려워 야생일 때는 1kg에 150만 원도 했지만 인공적인 재배가 되고 있는 지금은 그 가격이 1/100로 떨어진 상태다.

결국 내가 재배한 버섯에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여러 가지 가공을 통해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정도가 준비된다면 앞서 어렵다고 이야기한 내 말을 변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정도를 준비하려면 누구도 쉽게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자본과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내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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